엄마부대와 애국단체 대한민국구국채널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김 사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장겸 사장을 지키자"고 했다. 참가자 40여명은 '김장겸 사수하라' 'MBC 죽음으로 막자' '언론탄압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과 '문재인 탄핵'이 적힌 풍선, 태극기 등을 들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국민에게 신선한 공기 같은 언론이 MBC였다"라며 "그런 MBC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김 사장을 구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우리가 지켜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정섭 구국채널 대표는 "공영방송 사장을 구속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김 사장 구속은 결국 MBC를 장악해서 정권 마음대로 사장을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파괴하는 것으로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표 역시 "김 사장은 우리가 꼭 지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경자 공교육을 위한 학부모연합대표는 "김 사장을 체포하겠다고 하는 것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보도한 방송은 유일하게 MBC다. MBC 보도본부장이었던 김 사장이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나마 균형 보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을 위한 제11차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을 탄핵·구속한) 헌법재판소와 특검, 문재인 좌파 정부가 나라를 사회주의 국가로 바꾸려 한다"고 비난했다. 박성현 자유통일 유권자본부 집행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노동청에 출두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MBC 현직 사장을 체포하려 한다"며 "대한민국이 '폭도공화국'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 사장은 영장 발부 당일인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중간에 행사장 옆문을 통해 빠져나간 이후 나흘째 행적을 감춘 상태다. 이번 영장 집행은 사법경찰권을 가진 고용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한다. 그러나 김 사장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고용부 근로감독관은 3일까지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정확한 시점은 미지수나, 일단 영장이 나온 이상 유효기간 내(9월 8일)에 집행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