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다시보기 19.전주청국장
32년 늘 그 자리
김 사장은 "청국장은 메뉴 자체로 다른 식당과 차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집 특유의 개운한 맛은 다른 가게가 쉽게 따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식당이 맛있다고 소문나면 금세 같은 메뉴를 파는 식당이 우후죽순 생기기 마련인데 청국장은 초보자가 맛을 제대로 내기 어려우니 쉽게 따라하지 못할 거로 생각한 거다. 김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식당 주변엔 간장게장·아귀찜 파는 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거리를 채웠다. 하지만 지금도 동네에서 청국장 파는 가게는 전주청국장뿐이다.
해장 청국장 파느라 24시간 영업
김 사장은 상권을 감안해 처음부터 24시간 영업을 해왔다. 나이트클럽과 술집이 많은 지리적 특징 말이다. 실제로 영업 초기부터 술 마시고 속 달래러 온 손님이 많았다. 해장용으로 청국장을 먹는 게 생소하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효과를 알게 된단다. 김 사장은 "해장국이라고 하면 다들 콩나물국이나 선지국을 떠올리는데 사실 청국장만큼 좋은 게 없다"며 "우리 집에서 청국장 먹고 가면 다들 속이 편하다고 한다"며 말했다.
명절에 손님 더 많아
포장 손님도 많다. 전에는 가게 앞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가 받아갔지만 10여 년 전부터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엔 아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이집 청국장 한그릇의 가격이 7000원인데 배달비는 1만원이 넘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도 배달 서비스 이용하는 사람이 계속 는다.
청국장이 냄새가 심해 젊은 사람들은 싫어할 것이라는 건 오해다. 오히려 전주청국장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다 찾는다. 가끔 공항에 내리자마자 자기 집보다 전주청국장에 먼저 오는 사람도 있다. 낯선 타지에서 여행하며 그리웠던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다. 가게 한쪽 벽엔 이 집을 다녀간 연예인들 사인이 빽빽하게 붙어있다. 최민수·강수연·김흥국·지상렬 등이 단골이다. 유명 정치인들도 즐겨온다. 18년 전 가게를 확장하며 방을 하나 만든 것도 점심시간 여의도에서부터 차 타고 오는 국회의원들 때문이란다.
전주 콩으로 청국장 직접 띄워
맛대맛에 소개한 후 3년이 지난 요즘도 전주청국장은 예전과 똑같다. 심지어 청국장 가격도 7000원으로 같다. 그동안 식재료나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다른 식당들이 모두 힘들어하지만 전주청국장은 가격을 지켰다. 김 사장은 "식재료값이 올라 힘들긴 하지만 우리집은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여기서 계속 청국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표메뉴: 청국장 7000원, 오징어볶음 14000원, 간장게장 3만원 ·개점:1985년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나루터로 70(잠원동 19-6) ·전화번호: 02-541-3579 좌석수:120석(룸 1개) ·영업시간 24시간(연중무휴) ·주차: 무료(가게 옆 전용 주차타워)
"청국장 제 맛내기 어려워, 다른 식당서 못따라해"
7000원짜리 청국장 먹으려 만원씩 내고 배달시켜
맛대맛 소개한 지 3년, 청국장 가격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