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승기 위드마이 대표
민 대표는 2008년 뉴욕대 치과대를 졸업하고 2013년까지 미국 하와이·워싱턴 소재 치과에서 일했다. 30분 단위로 환자를 받으며 빠듯하게 진료를 하는 게 큰 스트레스였다. “수입은 의사를 할 때의 4분의 1로 줄었지만,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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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마이 치약에는 비건·친환경 인증 마크가 여러 개 인쇄돼있다. 자랑하려는 의도보다 그 로고가 무슨 의미인지 의문을 갖고 찾아봐 주길 바라서다. 지난해 ‘치약 파동’ 때 친환경·비건 치약을 찾는 소비자가 반짝 늘었지만 관심은 이내 시들었다. “같은 육식이어도 뒷마당에서 애지중지 키운 닭을 꼭 필요해서 잡아먹는 것과, 한때는 생명이었음은 생각도 못하고 그저 고깃덩이를 빨리, 많이, 저렴하게 길러 먹는 것은 달라요. 왜 농부들은 그렇게밖에 키울 수 없을까, 저렴하게 대량생산되는 과정은 어떤 것일까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치약 파동부터 조류인플루엔자, 살충제 계란, 유해물질 생리대까지 모두 해당되는 얘기다.
친환경 치약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생산 제품 종류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칫솔은 대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플라스틱에 색을 넣거나 고무를 붙이면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터키에서 무농약 목화솜으로 만든 면으로 현지 여성들이 간단한 수공예 작업을 한 수건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