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에 이어 ‘번개’ 온다…미, 北 도발에 F-35A 조기 배치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17.08.30 06:00

수정 2017.08.30 11:1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번개’라 불리는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29일 발사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히더 윌슨 미 공군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F-35A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투입해 교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UPI통신 등 외신은 28일 미국과 한국, 일본이 2020년대 초반까지 한반도 주변에 모두 100대의 F-35A를 배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8월 F-35A기에 대해 실전 투입 태세 능력을 갖췄음을 확인하는 과정인 ‘초도작전능력’(IOC)을 선언했지만 아직 태평양 지역에 이 기종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4월 미 본토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F-35A를 순환배치한 적이 있다. 지난 3월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된 해병대용 F-35B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멥(KMEP)’에 참가하기도 했다. IOC는 군 장비가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실전 배치 전에 반드시 거치는 단계다.  

스텔스 기능에 시속 2000km, 오키나와 출발해도 40분 만에 서울 도착
2020년대 초반까지 한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에 100대 배치
미 전문가, “북한에 F-35 대응할 무기 아직 없어”

F-35A가 연습용 GBU-32 JDAM(합동정밀직격탄)을 투하하는 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우리 국방부도 29일 내년 국방 예산을 공개하면서 F-35A의 도입을 언급했다. 국방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선제공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대응체계인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최우선 재정소요 요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방위력 개선비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 대비 6.9% 인상된 43조1177억원이다. 특히 KMPR 확보를 위한 주요 플랫폼에 F-35A가 포함됐다.   
이 전투기는 최대 속도 마하 1.8(시속 2000㎞)에 최대 항속거리도 2000㎞가 넘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하더라도 40분 만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무기는 정밀 유도폭탄인 GBU-31 JADAM 공대지 2발, 레이더 유도 미사일인 AIM-120C 공대공 2발 등 미사일 4발을 탑재한다. 무장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북한 일대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침투해 원하는 곳을 타격하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북한군도 F-35 침투에 대비해 레이더체계를 외국에서 구매하는 한편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로는 F-35기에 대응할 수 없으며, 지대공미사일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괌에서 한반도까지 출격시켜 실전훈련을 하는 등 경고를 보냈다. 이 폭격기는 61t의 폭탄을 싣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의 전략 무기 중 하나로 여겨진다. 마하 1.2의 속도로 2시간 만에 괌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올 수 있다.
 

최근 한반도에서 수차례 훈련을 한 미 전략폭격기 B-1B.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중앙포토]

관련기사
 
일본 항공자위대는 올해 초 F-35A를 인도받기 시작한 이래 순차적으로 총 42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 가운데 완성품인 4대는 이미 항공자위대에 납품됐다. 나머지 38대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업체들이 엔진 제조와 조립 및 기능검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공자위대는 우선 시험비행을 마친 두 대를 올 연말까지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에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1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수직이착륙 가능한 F-35B 16대로 편성된 해병대 제121 전투비행대대를 주둔시켰다.
한국 공군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F-35A 40대를 도입해 실전 배치한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