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29일) 오전 5시57분쯤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2700여㎞, 최대 고도는 550여㎞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체제 들어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장거리를 날아간 것이다(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제외).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약 29분(1740초)이었고 올 들어 1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였다(3월 22일 원산에서 발사 직후 폭발은 제외). 군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이 IRBM인 화성-12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대 고도 550㎞ 정상 각도로 쏴
2700㎞ 날아가 괌 타격 능력 과시
“미사일 실전 배치 최종 단계 접근”
26일 단거리미사일은 평택 사거리
한·일 주둔 미군 기지 동시 위협
국정원 “대기권 재진입 확인 안 돼”
② 괌 대신 일본으로 튼 발사 방향=앞서 김낙겸은 “화성-12형 미사일 4발이 일본 시마네·히로시마·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사거리 3356.7㎞, 비행시간 1065초 후 괌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사체의 사거리는 예고한 바에 못 미치지만 액체연료를 쓰는 화성-12형의 경우 연료 주입량이나 엔진 출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북한은 발사 방향을 예고했던 괌이 아니라 80도 정도 북쪽으로 틀어 홋카이도 동쪽 태평양에 낙하시켰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공언한 대로 직접 괌을 타격하면 미국에 대한 공격이자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괌 타격 능력이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유사한 도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③ 나흘간 주한·주일 미군 기지 동시 위협=이날 미사일 도발은 일본 열도 상공을 사전 예고 없이 통과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대일 위협이다. 주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요코스카 기지 등이 언제든 사정권에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적은 1998년 대포동 1호와 2009년 은하 2호 등 지금까지 두 번뿐이었다.
3일 전인 지난 26일 북한이 원산 깃대령에서 사거리 250㎞의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쏜 건 주한 미군을 겨냥한 측면도 강하다. 주한 미군 기지가 있는 평택까지의 거리가 대략 250㎞라는 점에서 방향만 반대로 하면 평택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셈이다.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목표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똑바로 달려가고 있다”며 “북한이 이번에 실거리 발사에 나선 것은 마지막 단계인 미사일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연내 핵미사일 완성을 위해 맹렬하게 돌진 중인 북한의 다음 수순은 6차 핵실험 또는 ICBM 실거리 발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