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포비아 속 주목받는 3인
친환경 뽕잎차, 연 100일 시음회
“차 한 잔 대접이 최고의 마케팅”
아로니아 착즙, 고객이 농장 방문
“농약 대신 벌레 잡는 게 경제적”
옹기천일염, 3년간 깐깐한 공정
“수익보다 우리 것 지키는 자부심”
해남 북일면 땅 1만9800㎡에 뽕나무를 비롯해 콩·고구마 등을 심어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곧 시련이 닥쳤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가 하얗게 변하는 균핵병에 걸렸다. 1만6500㎡에 심은 3년 된 뽕나무를 모두 뽑아내고 다시 심을 수밖에 없었다. 농사에 뛰어든 3년 동안 수확이 전혀 없었지만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정성껏 퇴비를 주며 건강한 뽕나무가 성장하기를 기다렸다. 김 대표는 “뽕나무는 원래 농약을 하지 않는다”며 대신 “친환경 석회와 황토, 유황으로 직접 퇴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퇴비 중에는 참치액비도 있다.
현재 수미다정의 직원은 김 대표와 어머니 둘뿐이다. 직접 농사짓고 경영도 가족끼리 해 연 매출 1억5000만원 중 순익이 9000만원(인건비 포함)으로 높은 편이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건설회사를 다니다 5년 전 서산으로 내려왔다. 귀농 전 사전 조사를 통해 작물은 아로니아로 정한 후, 그간 번 돈으로 7만9000㎡의 땅을 매입하고 16만5000㎡는 빌려 총 24만4000㎡의 대단위 농장을 구축했다. 당시 폴란드 수입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아로니아를 심기 시작해 공급 과잉이 우려되던 때였지만, 그는 생과가 아닌 착즙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생각이었다.
이 대표는 “물을 전혀 가미하지 않고 오롯이 아로니아로만 짠 즙은 먹힐 거라 생각했다”며 “홈쇼핑 등을 통해 건강 식품으로 잘 알려져 덕을 봤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으로 아로니아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폭락했지만, 착즙은 덜했다. 재작년 매출 2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9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대표가 생산하는 서산아로니아는 ‘친환경’ 인증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는 “친환경이라는 페이퍼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착즙은 20여 농가에서 수확한 아로니아를 쓰는데, 약을 치는 농가도 더러 있다. 단, 해초로 만든 ‘친환경 농약’이다. 이 대표의 농장은 아예 약을 하지 않는다. 24만㎡ 전 농장에 약을 하기도 어려울뿐만 아니라 인부를 고용해 벌레를 잡는 게 오히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국내 대형 유통점은 물론 해외 박람회 등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간다. 그는 “좋은 소금은 맛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며 “잘 만든 천일염은 입 안에서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고 했다. 지난해 매출 5억원으로 투자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우리 것을 지켜나간다는 자부심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