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엘 세제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화학기업인 릭스코(LIXCO)가 생산한다. 설립 45년차 기업인 릭스코는 베트남 현지에서는 업계 3위(매출 800억원) 기업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롯데마트와 PB제품을 발매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릭스코의 판티 호아이 린 영업 담당 매니저는 “롯데마트가 제안한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PB제품의 성공 모델이 됐다”면서 “롯데마트에서의 매출이 PB와 기존 제품을 합쳐 올해에만 지난해보다 50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출 10년째 13개 점포 운영
공격적 PB 개발 덕 가파른 성장
올 전체 매출의 8.5%, PB가 차지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시작한 공격적인 PB 개발 덕이 컸다. 2015년만 해도 990개의 PB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지난해는 780개의 PB제품을 팔아 전체 매출의 5.1%를 채웠다. 하지만 PB개발에 속도가 붙은 올해는 품목을 1300여개(이 중 국내 생산 PB는 150개)로 늘렸고, 상반기 매출 중 8.5%를 PB 판매로 올렸다. 휴지·물티슈·장난감·베개·세제 등 각 분야 매출 1위 상품이 모두 PB제품일 정도다.
롯데마트 PB제품이 베트남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은 세련된 디자인이다. 윤병수 베트남법인 상품전략팀장은 “베트남은 아직까지 유통 채널의 80%가 재래시장이다 보니 제조업체는 디자인이나 포장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가 직접 디자인을 해서 제조 업체에 ‘이렇게 만들자’고 제안하는 식으로 PB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의 포장 기술에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업체가 생산하더라도 PB제품 명에 꼭 한글이 같이 들어가는데, 이 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만난 은구엔(36)은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크기 때문에 롯데마트에 오면 꼭 한국어가 들어간 PB제품을 고른다”면서 “롯데마트 초이스엘 제품은 포장이 세련되고, 한국 업체가 보증하는 고급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PB제품은 베트남을 넘어 인근 국가로도 수출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 기업들의 수출 판로까지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미얀마와 라오스 등에 올해 인기 PB제품 130여 품목 20만 달러(약 2억원)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롯데마트 PB제품 수출 규모 중 최대다. 이용호 베트남법인 PB팀장은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과도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 국내 롯데마트 수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