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여동생이자 푸른곰팡이를 이끌고 있는 조동희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43분 자택에서 쓰러진 고인을 아들이 발견해 구급차로 이동 중 별세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13년 만에 콘서트 무대를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던 상황에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비보를 전하게 됐다.
방광암 투병 중 28일 자택서 쓰러져 병원 이송 중 사망
다음달 16일 푸른곰팡이와 13년 만의 공연 소식 전해
조동진 사단과 한 무대 선 모습 볼 수 없어 아쉬움 더해
80년대 포크 레이블 동아기획에 몸담은 고인은 음악적으로 따르는 후배들이 늘어나면서 ‘조동진 사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는 하나음악을 거쳐 푸른곰팡이로 이어지면서 전자음악의 대두에도 끝까지 통기타의 서정을 지키는 국내 언플러그드 음악의 보루가 됐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조동진은 포크 1세대로서 ‘언더그라운드’와 ‘언플러그드’ 음악이란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96년 5집 이후 제주도에 칩거한 고인은 지난해 11월 20년 만의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는데 조동진씨야말로 음악으로 시를 쓰는 분”이라며 “역사와 사회의 개발 독재 드라이브에 휩쓸리지 않고 고요하게 자신을 유지하는 내공이 특별한 뮤지션”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빈소는 경기 일산의 일산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은 30일 오전 5시 30분. 031-900-0446.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