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강원도 원산 갈마공항에서 다음달 23일부터 이틀간 국제에어쇼(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2017)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6월 4일에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에 참석하는 등 에어쇼 준비 상황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하기 위해 6개 외국어(영어·러시아어·독일어·네덜란드어·중국어·일본어)로 번역된 홈페이지까지 만드는 등 대외 선전에도 공을 들였다. 27일 현재 이 홈페이지에는 ‘에어쇼 중단’ 내용은 게재돼 있지 않다.
북한은 핵실험 등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 않고 지난해 9월 첫 원산에어쇼를 열었다. 당시엔 미그-21, 미그-29, 수호이-25 등 북한 공군 전투기와 일루신 계열 고려항공 여객기 등 20대 이상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또 미국 휴즈사가 제작해 우리 육군도 보유하고 있는 MD-500 헬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한이 올해 에어쇼를 중단한 것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수위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NHK는 “에어쇼 중지 사실을 전달한 외교소식통은 ‘중지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북한 국내 사정에 밝은 또 다른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연료 낭비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안보리는 북한산 석탄·철·철광석의 전면 수출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고강도 새 대북 제재결의안(2371호)을 채택했다. 이어 북한 경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 상무부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의 합작기업 신설 및 기존 합작기업의 사업 확대 금지 등을 담은 공고문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日 소식통 "北 에어쇼 갑자기 중단..이유 확실치 않아"
"항공연료 낭비 피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지난해 군 전투기· 고려항공 여객기 등 20대 출연
"일반석 관람료가 33만원으로 비쌌다"
"中 대북 원유중단 상황까지 각오하는 것일 수도"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