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 한판 가격이 50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품귀 현상을 겪으며 몸값이 치솟다가 다시 확 꺾인 셈이다. 대형마트 판매 계란 가격이 6000원대가 깨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살충제 파문과 폭염-폭우로 물가 요동
대형마트 3사, 계란 한판 5000원대 인하
도매산지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가 원인
채소 물가는 평년대비 60~80%까지 인상
계란 수요 늘고 날씨 선선해지는 추석이 고비
앞서 대형마트 3사는 지난 23일에도 일제히 계란 한 판 가격을 6000원대 중반대까지 내렸던 바 있다. 하지만 주말 들어서도 계란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5000원대로 추가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수요가 급감했고, 산지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 계란 가격을 인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의 계란 매출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30∼40%나 급감한 뒤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큰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169원이었던 대란 1개 가격은 살충제 계란 파동 발발 이후인 18일 147원, 22일 127원, 25일 117원으로 30% 이상 폭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데이터를 보면 25일 기준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6864원으로 살충제 파문 직전인 14일(7559원)에 비해 10% 가까이 떨어졌다.
계란과 반대로 농축산물 가격은 줄줄이 오름세다. aT가 제공하는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25일 기준 25개 농축산물 가운데 평년보다 도매가격이 낮은 품목은 7개에 그쳤다. 감자와 배추, 무 등 대부분의 채소가 평년대비 60~80% 정도나 올랐다. 그나마 최근 가격이 폭등한 청상추는 4㎏ 기준 도매가가 3만5405원으로 전월 대비 32.5%나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50.2% 높은 수준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역시 각각 평년보다 9.2%, 18.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추석을 고비로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게자는 ”계란 수요는 한동안 꺾이다가 추석을 앞두고 다시 회복되면서 가격이 반등할 수 있고, 폭염이 지나가면서 전반적으로 채소류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계란 평균 소매가격 추이 (단위: 원)
| 18일 | 21일 | 22일 | 23일 | 24일 | 25일 |
가격 | 7358 | 7445 | 7431 | 7212 | 6886 | 68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