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전문가 추천으로 식당을 추리고 독자 투표를 거쳐 1·2위 집을 소개했던 '맛대맛 라이벌'. 2014년 2월 5일 시작해 1년 동안 77곳의 식당을 소개했다. 1위집은 ‘오랜 역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집이 지금도 여전할까, 값은 그대로일까. 맛대맛 라이벌에 소개했던 맛집을 돌아보는 ‘맛대맛다시보기’ 18회는 곱창(2014년 3월 19일 게재)이다.
참고로 곱창은 크게 소곱창과 양곱창이 있다. 소곱창은 소의 작은 창자를 뜻하고 양곱창은 양의 곱창이 아니라 소의 네 개의 위 가운데 첫 번째 위를 말한다. 두 번째 위는 천엽, 세 번째는 절창, 네번째 위가 막창(홍창)이다. 대창은 소의 큰 창자를 말한다.
카페 알바가 인생 전환점
당시 이 대표가 일했던 카페는 '사이폰 커피' 전문점이다. 삼투압 작용을 활용해 추출하는 사이폰 커피는 한 잔에 2500~300원으로, 1980년대 초반이라는 걸 감안하면 꽤 비쌌다. 그럼에도 테이블에서 직접 알코올램프로 물을 끓이는 신기한 모습 때문에 늘 손님이 많았다.
"평범한 커피를 파는 카페였다면 장사하겠다는 꿈을 안 꾸었을 수 있죠. 살아보니 인생에 이런 전환점이 몇 번 있더라고요. "
준비 부족으로 사기당해
나중에 안 사실인데 꽉 차 있던 손님은 전부 그 부동산업자가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학교에서 가장 먼 당구장이라 아무리 가격이 싸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 장사 안되는 가게였는데 부동산업자가 꼼수를 부린 것이었다.
비록 망했지만 이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사업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사회 경험을 충분히 쌓기 전엔 절대 사업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식당 취재하며 자산 쌓아
"잘나간다고 해서 취재를 했는데 다음 해에 찾아가보면 망해나간 집이 숱했어요. 식당이 좀 잘되면 주인이 가게 밖으로 돌더라고요. 가게 관리가 안일해질 수밖에 없던 거죠."
94년 회사를 나온 이 대표는 서울 논현동에 연 작은 돼지고기집을 시작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돼지고기집은 잘됐고, 천호동에 있던 소고기집까지 인수했다. 기존에 하던 돼지고기집보다 규모는 5배나 컸지만 장사는 잘 안되는 곳이었다. 그는 하루만에 원인을 찾았다. 소고기 장사에 어울리지 않는 상권이라는 점이다. 하루 만에 간판을 돼지고기집으로 바꿔 달았다.
"딱 봐도 소고기는 안 팔릴 곳이었는데 주인 욕심에 억지로 장사를 하고 있던 거더라고요. 돼지고기를 팔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성공궤도에 올랐어요. "
그는 칼국수전문점과 바비큐전문점도 했다. 그러다 2000년 양대창전문점 '오발탄'을 시작했다.
부산서 먹은 양·대창에 반해
두 사람은 구이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기를 아래로 빼는 방식에서 연통을 천정에 달아 위로 빼는 상향식 방법을 도입했다. 직화구이는 연기가 빨려 올라가면서 음식을 한 번 감싸주야 내장 특유의 잡내를 없애고 숯향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에 민감한 양·대창을 늘 얼음물로 손질하는 등 식재료 관리도 철저하다.가게는 문을 열자마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2002년 송파점에 이어 2003년 서초점까지 매장을 3개로 늘렸다. 동일한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매장은 직영점으로만 운영했다.
위기는 늘 정면돌파
"한국 사람이 평생 소고기를 안 먹을 건 아니잖아요. 언젠간 수그러들 거로 생각했죠. 그래서 그해 삼성점을 또 열었어요. 그것도 200석이 넘는 2층 규모로요. 다들 미쳤다고 했죠. "
이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광우병 이야기는 점차 사라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삼성점은 사람들로 붐볐다. 오발탄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를 발판으로 부산과 울산 등 전국을 넘어 중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과거 광우병 파동때 정면 돌파를 선택했던 것만큼 이번에도 이 대표는 남다른 행보를 보인다.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중국 시장은 사드 이전까지 장사가 잘됐던만큼 앞으로도 계속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즘 새롭게 눈여겨 보는 곳은 일본이다. 현재 일본 도쿄에 안테나숍 개념의 매장을 운영중인데 반응이 좋아 곧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대표 메뉴: 특양구이(1인분 160g) 3만원, 한우대창궁(1인분 200g) 2만9000원 ·개점: 2000년 ·주소(삼성점):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606(삼성동 71-14) ·전화번호: 02-511-1012 ·좌석수: 250석(룸 11개) ·영업시간: 오전 11시~오전 5시(연중무휴) ·주차: 가능(50여대)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카페 알바가 바꿔놓은 인생
기자 거쳐 음식점 사업 성공
중국 어렵다지만 오히려 확장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