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이곳을 방문했다. 공무원들은 문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듣고 복도로 몰려나와 문 대통령과 ‘인증샷’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방문’은 기초생활보장 업무와 노숙인 복지, 취약계층 의료급여 등 격무로 유명한 이곳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미리 계획됐다고 한다. 복지부 내에서도 극소수 간부만 알고 있었다.
특히 복지정책관실은 지난 1월 세 아이의 ‘워킹맘’으로 복직 후 휴일에 출근해 근무하다가 순직한 김 모 사무관이 근무한 부서이기도 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SNS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고 적었었다.
문 대통령은 김 사무관이 앉아서 일하던 자리를 한동안 무거운 표정으로 물끄러미 쳐다봤다. 김 사무관과 일하던 동료들에게는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이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부처에 비해 인원이 20∼30%가 부족하다’는 한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복지국가로 가면서 복지 업무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며 직무평가 분석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해 휴직하기가 쉽지 않다”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아이 세 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책임지겠다고 한 제 공약을 기억하셔야 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부처별로 받아보라”고 지시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