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24일 “러시아 군용기 2대가 23일 오전 동해상 KADIZ에 들어와 우리 공군 전투기 편대가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며 “우리 전투기 편대가 러시아 군용기의 국적과 비행 목적 등을 확인하자 바로 KADIZ를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군용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편대의 KADIZ 진입은 한·미가 합동군사연습인 을지포커스가디언(UFG)을 이달 31일까지 하는 데 대한 견제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군 안팎에선 최근 미국이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검토하는 데 대한 러시아의 대응 작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ADIZ는 우리 영공에 접근하는 항공기를 미리 식별하기 위해 그은 가상의 선이다. 다른 국가의 항공기가 KADIZ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한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퇴각을 요청하거나 격추할 수도 있다.
Tu-95MS는 옛 소련 시절인 1950년대 실전 배치된 폭격기다. 러시아의 대표적 전략 자산 중 하나다. 길이 46.2m, 폭 50.1m다. 최고 속도는 시속 830㎞이고 항속거리는 1만5000㎞다.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공중발사용 순항 미사일인 Kh-55 등 무장을 단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러시아는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군용기가 타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일이 종종 있다. 올해 들이 이번이 KADIZ를 처음으로 무단진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1년 9월에도 Tu-95 편대를 보내 14시간 동안 비행을 통해 일본 열도를 돌았다. 당시 일본 정부는 “전대미문의 노골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