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해 주요 45개국의 경제가 올해 성장의 궤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33개국은 지난해부터 성장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OECD, “주요 45개국 경제 올해 모두 성장”
유로존 회복…골칫거리 그리스도 위기 탈출
통화 완화 정책과 경기 부양 정책 덕분
저금리 기조 속 자산시장 과열 부작용도
돈 줄 죄려는 통화 정책 변화에 무게 실려
심지어 유로존의 골칫거리였던 그리스도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OECD는 올해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을 1.08%로 전망했다. 미미해 보이는 수치지만 10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달에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 성공해 글로벌 채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유로존의 약한 고리였던 국가들이 체력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약세에 흔들렸던 브라질과 러시아 등도 기력을 찾아가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브라질은 올해 0.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이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27% 상승했다. 브라질의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은 최근 저점보다 27%나 올랐다.
OECD가 추적하는 45개국 경제가 모두 성장세를 보인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50년간 OECD 주요국이 동시에 성장한 것은 드문 일이었다. 오일 쇼크 이전인 1970년대 초와 1980년대 말, 2000년대 말 정도에 불과했다.
세계 경제가 동반 성장이라는 단계에 이른 데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화 완화 정책과 각종 부양책을 통해 돈 줄을 푼 덕분이다. 문제는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가 이어지며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24일까지 아르헨티나(27.08%)와 홍콩(24.2%), 한국(25.6%) 등의 주식 시장은 20% 넘게 상승했다. 거품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WSJ은 “급등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어느 순간 갑자기 경기 하락을 야기하는 위험 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이 급격하게 통화 정책 정상화로 선회하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달 4조5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축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2014년 시작한 대규모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서서히 종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24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막한 중앙은행 총재 모임인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신호가 나오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WSJ은 “각국 중앙은행이 너무 공격적으로 금융 부양책을 거둬들이면 세계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오른 세계 경제가 탈선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