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벤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 북쪽 끝에 있는 시계탑의 별칭이다. 연간 1만2000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애니메이션 피터팬 등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13t에 달하는 종은 매 시간 및 각 15분마다 울려 시간을 알렸다. 1859년 건립된 빅벤은 1985년 이래 대대적인 수리나 개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시계 및 표면의 유리, 타워 자체의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상탈출용 엘리베이터도 설치될 예정이다.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빅 벤의 개조를 두고 의견 충돌도 있었다. 지난주 빅 벤이 타종을 멈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몇몇 정치인과 영국 언론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결정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데이비드 데에비스 브렉시트 비서관은 벨을 그렇게 오랫동안 멈추는 건 "미친" 짓이라며 종을 치면서 수리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회는 시계 탑 수리를 하는 작업자들의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종을 치지 않을 필요가 있다며 밀어붙였다.
런던 빅 벤, 157년 역사상 가장 긴 휴식에 들어가
영국 의회, 노동자 안전 위해 타종 멈추라 결정
시계탑 광장에 있었던 시민 조지 메이어(80)는 워싱턴포스트(WP) 기자에게 "빅 벤은 중요하다. 우리 역사의 일부"라면서 "나처럼 귀가 잘 안 들리는 사람을 수리공으로 써라. 나도 지원하고 싶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