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세(고향기부제) 논의도 한창이다. 고향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금 혜택을 주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자에게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주기도 한다. 일본의 ‘후루사토(故鄕) 납세’에서 착안한 거다.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광림(안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관련 법도 발의했다.
지방분권이 잘 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정부와 국회·지자체·지방의회가 모두 얽혀 있는 고차원의 방정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얼마 전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연 세미나에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현재 8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까지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가능한지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으로 권한이 넘어갔을 때 ‘제대로 잘 될까’ 하는 의구심도 나온다. 특히 지방의회는 조례 제정을 통해 지역경제,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불신이 상당하다. 충북도의회 의원들은 최근 수해를 뒤로하고 외유성 연수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김학철 의원은 레밍(들쥐) 발언으로 많은 사람을 분노케 했다. 경기도 광명시 의회에선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금품수수 정황이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런 비리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국회와 중앙정부의 분권에 대한 ‘진짜 의지’도 관심이다. 이미 2014년 12월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낸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에는 중앙정부 권한과 사무의 지방 이양, 자치경찰제 등 분권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담겨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당시 계획안 마련에 참여했던 고위 인사는 “국회와 중앙정부의 게으름 내지는 밥그릇 문제 때문에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직무유기”라고 했다.
염태정 내셔널 부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