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임씨의 부인 전모(47)씨는 “남편이 일해야 한다고 해 내 동생의 49재에 같이 가자고 하지 못했다”며 “나와 같이 갔다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라며 애통해했다. 전씨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 난 뒤 “탱크 바닥만 칠하고 4시쯤 퇴근할 거라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갈 수 있나”라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선박 탱크 도장작업 중 폭발사고
STX “도료서 나온 유증기 터진 듯”
경찰, 환풍기 고장 여부 등 조사
하지만 “사고 당시 주위 100m 안에서 용접 같은 화기작업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TX 측은 “사고 선박에는 환경안전팀(HSE) 작업관리자가 1명 있었고 작업 전에 팬 상태와 습도·조도 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사 관계자는 “탱크에 환풍구가 없으면 질식하기 때문에 사고 당시 환풍시설이 작동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용접작업이 없었다면 전기 누전이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해양경찰은 조명등 한 개가 터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환풍시설 고장 여부와 폭발을 촉발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30분쯤 사고 현장을 찾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탱크 위에서 환풍구가 가동되는 것을 보고 “왜 현장을 사고 당시 그대로 보존하지 않고 계속 환풍시설을 돌리느냐”며 질책했다. 이에 회사 측이 “가스가 찰까 봐 그랬다”고 대답하자 김 장관은 “당장 멈추라. 앞으로 중대재해가 일어나면 반드시 원청업체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창원=황선윤·최은경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