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 이후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을 분석한 결과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사람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었다. 네이버 트렌드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를 검색하거나 클릭한 횟수를 합산해 조회 기간 동안의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정한 뒤 비교 대상의 상대적인 변화를 0~100 사이의 지수로 표시한다.
강 장관은 5월 21일 장관 인선 발표 당일부터 누리꾼의 관심이 폭증했다. 당일 기록한 검색어 빈도를 100으로 봤을 때 문재인 정부의 다른 인물을 압도했다. 최초의 비외무고시 출신 여성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다가 은발의 단발머리 등 외모까지 함께 화제가 됐다. 강 장관은 6월 7일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 지명 때와는 달리 딸 위장전입 논란 등이 불거진 이후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여서 부정적인 관심도 상당했던 것이란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를 뚫고 강 장관을 임명한 6월 18일에도 강 장관은 검색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강 장관에 이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인물은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었다. ‘황우석 사건’에 연루된 과거 행적 때문에 자진 사퇴 요구를 받던 박 전 본부장이 “기회를 달라”며 기자 간담회를 했던 지난 10일 관심이 폭증했다. 임명 이튿날인 지난 7일 황우석 사건을 첫 보도한 ‘PD수첩’ 제작진이 나서 문 대통령에게 임명 철회를 요구했을 때도 관심은 컸다. 강경화 장관이 등장(5월 21일)했 때의 관심도를 100으로 봤을 때 박 전 본부장의 사퇴 전날(8월 10일) 관심도는 95였다.
‘허위 혼인신고’ 논란으로 지명 닷새 만인 6월 16일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사퇴는 없다”고 기자회견을 한 지 10시간 만에 문재인 정부 장관 후보자 중 첫 낙마자가 된 사퇴 당일에는 관심도가 77을 기록했다. 안 전 후보자 사퇴 11일 만에 지명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대한 관심도가 인사 발표 당일(6월 27일) 49에 그쳤던 걸 고려하면 안 전 후보자 역시 청와대를 향한 부정적 여론에 상당히 기여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직급은 낮지만 여성 비하 논란으로 인해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2007년에 펴낸『남자마음 설명서』에 쓴 내용이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은 뒤 탁 행정관이 직접 소셜미디어에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적은 5월 26일 관심이 커졌고, 계속해 사퇴를 거부하는 탁 행정관을 향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의원들도 사퇴를 촉구한 6월 22일에는 관심도 47을 기록했다. 그 뒤로 탁 행정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7월 4일), 탁 행정관의 언론 인터뷰(7월 14일), 문 대통령과 기업인의 호프 미팅(7월 28일) 등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잔잔한 파장이 계속되듯 이어졌다.
남성과 여성을 나눠 봤을 때도 관심 인물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상대적으로 여성은 강경화 장관보다 박기영 전 본부장에 관심을 더 보였고,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서도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