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연구소 ‘스트러티직 센티널’의 네이선 헌트 연구원은 이 사진의 지도를 특수편집했다. 그랬더니 ‘전략군 타격계획’이란 제목 아래 북한에서 괌까지 검은 선이 지도상에 그어져 있다. 김락겸 사령관이 지난 10일 괌 주변 30~40㎞ 해역으로 동시에 네 발을 쏘겠다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예상 비행경로를 표시한 것이다. 검은 선은 중간 부분에서 약간 끊겼다. 미사일의 비행 거리·속도·최대고도 등을 써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략군 화력타격 계획’ 분석해 보니
일본 전역도 북 미사일 사정권 안
김락겸 뒤엔 괌 앤더슨 기지 TV장면
전략군사령부 벙커 등도 첫 공개
또 다른 사진에선 김락겸 사령관이 김정은 위원장 건너편에서 지시봉으로 전략군 타격계획을 보고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김락겸 사령관의 배경으로 벽걸이 TV가 보이며, TV의 화면엔 사진 한 장이 떠 있다.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의 위성사진이다. 앤더슨 공군기지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B-1B, B-52H 등 전략 폭격기 편대가 배치돼 있다. 권용수 전 교수는 “일종의 엄포”라고 평가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략군사령부의 본부 건물과 지하 벙커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략군사령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운용한다. 미국의 대북 전문 매체인 38노스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이 사진들을 종합해 전략군사령부의 위치를 함경남도 성천군 백원리 일대로 짐작했다.
◆“백두엔진은 암시장에서 조달”=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공 비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짧은 시간 안에 ICBM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외부로부터 고성능 액체추진 엔진(LPE)을 획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ICBM인 화성-14형과 IRBM인 화성-12형은 ‘백두엔진’이라는 액체엔진을 사용한다. 엘먼의 분석에 따르면 백두엔진은 소련 ICBM용 엔진인 RD-250과 유사하다. RD-250은 우크라이나 회사인 유즈마쉬에서 제조한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RD-250을 암시장에서 조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즈마쉬는 우크라니아와 러시아 간 갈등 때문에 러시아의 주문이 끊기자 2015년 파산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유즈마쉬 측은 엘먼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