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퍼드 의장은 24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참의장을 잇따라 만났다. 그는 14일 오후 중국으로 떠나기 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한국을 찾은 이유는 강철과 같은 한·미 동맹을 다시 확인하면서 북한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공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 “나는 이 자리에서 선제타격을 말하진 않겠다. 외교와 경제적 수단으로 지금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은 당장 임박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던퍼드 합참의장, 문 대통령 면담
한국 이어 중·일 연달아 방문 계획
북 위협 직면한 동맹국 다독이고
중국엔 “대북 군사행동 없다” 메시지
그는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으로 실제로 괌을 포위사격하면 어떻게 하겠나’란 질문에 대해 “군사행동과 실제 정책을 헛갈려선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군의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쓸 수 있는 옵션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며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과 공격을 받을 때 대응하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던퍼드 의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트위터에 쏟아낸 데 대해선 “그 대상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중국”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보나’란 질문에 “우리는 김정은의 수사(修辭)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에 대해선 문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목적지인 중국에서 “최근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철저하게 집행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전략적 신뢰를 쌓기 위해 양국의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와 함께 자리한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해 “페이스가 좋다. 곧 완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던퍼드 의장과의 접견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에 대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사거리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연이어 강행해 한반도는 물론 세계 질서를 흔들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장 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며 “오늘 던퍼드 의장 발언의 핵심은 외교적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철재·강태화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