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이날 쏟아낸 발언을 분석해 보니 8일과는 다른 특징들이 나타났다. 이틀 전엔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파괴의 비(a rain of ruin)’처럼 “화염과 분노, 세상이 보지 못한 힘”으로 은유적 표현으로 핵 공격을 시사했다면 이번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겨냥했다.
② 선제공격, “말로 안 한다”=그는 불시의 대북 선제타격도 옵션에 포함돼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선제타격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선제타격에 대해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는 넉 달 뒤에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에 쳐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던 과거 행정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신을 차리고 똑똑하게 굴어야지 그러지 않을 경우 이 세상 어떤 나라도 경험못한 고통에 빠질 것”이라고도 거듭 경고했다.
③ 대북 새로운 게임 시작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김정은이 미국에 무례하고 험하게 구는 경우를 가정해 많은 다양한 사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김정은과 가족들은 처벌을 피해 도망쳐 왔지만 앞으로 그럴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선 “물론, 우리는 언제나 협상을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25년 동안 협상을 하고 있는 데 협상에 나섰던 클린턴 정부는 성과가 없었고 오바마는 아예 북한에 대해 얘기하는 것 조차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④ 무역적자 카드로 중국 개입 압박=무역적자 카드를 활용해 중국의 대북 개입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에 대해 훨씬 많은 걸 할 수 있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과 교역에서 매년 수천억달러를 손해를 보고 있는 데 만약 중국이 우리를 돕는다면 나는 무역적자에 대해선 훨씬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 본인도 10일 시애틀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전쟁의 비극은 ‘재앙적’(catastrophic)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물론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게 내 책임이지만 우리는 외교를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 노력하는 지점은 의심할 바 없이 외교적 영역이며,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① 北이 괌 도발하면 "김정은 직접 겨냥"
② 대북 선제공격 여부 “말로 안 한다”
③ "김정은 이제 처벌피해 도망못쳐"
④ "중국 할 일 많다.우리 도와라"압박
핵확산 방지기관인 플로셰어 재단 조셉 시린시오네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 상호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어, 오판과 실수때문에 전쟁으로 치닫을 위험도 크다”며 “8월 말 한ㆍ미 군사훈련 기간에 미사일 한 발이 원하지 않는 전쟁을 촉발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국제법적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정당화되려면 ① 북한이 공격능력을 보유하고 ② 공격이 임박했으며 ③ 이를 막을 다른 방법에 없어야 하는 데 북한의 실제 공격 의사나 공격 임박 여부에 대해선 근거가 약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문병주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