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아일랜드는 어딘가 익숙한 풍경이다. 한 이온음료 CF에 낙원처럼 나온 바로 그곳이다. 매일 한 번 바다를 두 쪽으로 나누는 모래톱(폭 2~5m)이 나타나 딱 한 시간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다. 수심에 따라 푸른색·에메랄드색·남색 등 다양한 바다 색깔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도 장관이다. 팡라오 아로나 해변에서 약 15분 보트를 타고 가는 길에 돌고래 무리가 수시로 따라붙는다. 스노클링 명소인 발리카삭은 팡라오에서 30분 거리다. 염도가 한국 바다보다 4배 높아 수영을 못 하는 사람도 물에 둥둥 뜬다. 알록달록한 산호초와 화려한 열대어는 물론 사람만 한 바다거북도 볼 수 있다.
인천서 직항편 생겨 2시간 단축
키세스 초콜릿 모양 언덕 장관
바닷속엔 사람만 한 바다거북
밀림엔 손바닥만 한 안경원숭이
스페인과 가톨릭은 보홀을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다. 박치헌 필리핀관광청 과장은 “필리핀이 333년간(1565~1898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사실을 미리 알아두면 보홀 관광을 더욱 풍부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이 보홀에 남긴 대표적 유산은 스페인 군인들의 축배 든 모습이 형상화된 ‘혈맹 기념상’이다. 보홀 주도 타그빌라란의 랜드마크로 꼽힌다. 필리핀 원주민과 스페인 점령군이 맺은 우호적 관계를 기념한 것이다. 박 과장은 “백인과 아시아인 사이에 맺어진 최초의 우호조약으로 기록돼 있다”며 “이를 기념하는 축제인 ‘산두고 페스티벌’이 매년 7월 보홀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여행정보
보홀은 필리핀에서도 안전한 곳으로 꼽힌다. 외교부 여행경보단계 중 세부·보라카이와 같은 남색경보(여행 유의) 지역이다. 필리핀항공(philippineair.co.kr)이 인천~타그빌라란(보홀)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한국에서 갈 땐 4시간30분, 돌아올 땐 4시간 소요. 지금까지 보홀을 가려면 마닐라를 경유하거나 세부에서 약 2시간 배를 타야 했다. 항공료는 왕복 30만~40만원선. 1544-1717.
보홀(필리핀)=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