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BC "트럼프의 대북 선제타격시 ‘죽음의 백조’ 앞장설것"

중앙일보

입력 2017.08.10 11:56

수정 2017.08.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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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화약과 분노’의 메시지가 단순한 경고를 넘어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이라는 선택지로 향할 경우 어떤 방식이 될까.
미 NBC는 9일(현지시간)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그 전술의 핵심에 자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BC는 미군 당국자들에게서 들은 내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와 같은 근거로 B-1B폭격기가 5월 말부터 지난 8일까지 모두 11차례 전술 훈련을 한 걸 들었다.  

지난 8일 미군의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할 당시 공중급여를 받는 모습. [EPA=연합뉴스]

 
B-1B폭격기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대응의 일환으로 한반도 상공에 처음 전개됐다. 올 3월에는 강원도 영월 필승사격장에서 정밀폭격 훈련을 한 바 있다. 이 폭격기의 활동은 5월 말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5월 말 두 대가 한국군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을 날았고 공중급여기까지 동원됐다. 6월 8일, 20일에도 한반도 상공을 찾았으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1차 시험 발사하자 지난달 6∼9에 날아올라 야간 폭격훈련까지 참여했다. 북한의 2차 ‘화성-14형’ 시험발사 때도 여지없이 방문해 저공비행을 실시했다. 지난달 17일과 19일에는 호주군과 함께 전술훈련을 하기도 했다.
 
선제타격 시 1순위로 B-1B의 활용이 유용한 이유로는 두 가지를 들었다.

미국이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조치로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이 중 1대가 오산 기지에 착륙하는 모습. 강정현 기자

우선 이 폭격기의 운용 능력이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 폭격기보다 빠르다.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고속으로 적 전투기를 따돌리고 폭탄을 투하하는 데 최적화된 폭격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탑재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와 양도 현재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폭격기 중 가장 많다. 재래식 폭탄 등 60t까지 실을 수 있다. 정밀유도무기의 경우 최대 24개 탑재할 수 있다. 합동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JASSM: AGM-158)과 레이저 유도 합동 직격탄(LJDAM: GBU-54)으로 움직이는 차량은 물론 벙커를 파괴하고 내부 핵심 시설과 지휘부를 공격할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유도에 레이저 유도장치도 탑재해 북한의 전파 방해(재밍)가 통하지 않는다. 특히 JASSM 미사일의 사거리는 370㎞로  북한 영공에 진입하지 않더라도 휴전선 밖에서 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은 물론 중국ㆍ러시아에 대해 미국이 핵전쟁으로까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장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무기 감축을 위한 미ㆍ러 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조약에 따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 폭격기의 핵무장 능력을 제거했다.
하지만 이런 선제타격의 이점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James Stavridis)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미국의 의도를 제대로 받아줄지도 의문”이라며 “김정은이 한국은 물론 괌까지 포함한 군사보복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1B 5월 말부터 한반도 상공 9번 출격해 야간 폭격훈련까지 실시
미군 보유 폭격기 중 가장 많은 무기와 정밀무기 실어
핵무기 실을 수 없어 중ㆍ러에 “확전 안한다”는 메시지도 가능

한편 CNN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군이 가족들을 한국에서 소개시킨다면 전쟁이 임박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군은 한반도 전쟁 상황에 대비해 가족들을 미국 내로 이동시키는 훈련을 해 왔다. CNN은 “북한과의 전면전은 인구가 가장 밀집한 지역인 동북아에 큰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 실제 전쟁의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에도 미국이 항공모함 등을 동원한 무력시위 강도를 높힐 것으로 전망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