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1야당의 스타급 의원 두 사람이 기울어 가는 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아베 신조 1강(强)’체제에 맞서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 민진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53)와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55)다. 일본 언론들은 기마병들의 일대일 대결을 뜻하는 ‘잇키우치(一騎打ち)’,‘1993년 첫 당선된 라이벌 대결’이라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5석에 그치는 등 민진당은 존립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당내 스타급 두 사람의 맞대결로 흥행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에다노 보다 하루 빠른 7일 출사표를 던진 마에하라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중학교 2학년때 도쿄 가정법원 직원이던 부친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어머니의 뒷바라지속에 성장했다.
명문 교토대 법학부에 진학한 뒤 일본의 지도자 양성기관인 마쓰시타(松下) 정경숙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31세에 처음으로 중의원이 된 뒤 2005년 43세의 나이에 제1야당 민주당의 대표가 됐다. 당시엔 ‘일본의 토니 블레어’로 기대를 모았고, 민주당 집권기에 국토교통상과 외상 등을 지냈다. 대지진 대응 미숙 등으로 사퇴한 간 나오토(菅直人)전 총리에 이어 2011년 총리 등극이 유력했지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에 경선에서 패하면서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두 사람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마찬가지로 1993년 처음으로 배지를 단 정계 입문 동기다. 똑같이 8선 의원이지만 성향은 리버럴과 보수로 확연히 갈린다. 당내에서 “당내 리버럴과 보수가 끝장을 보는 싸움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자는 아베 총리의 헌법개정 주장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
에다노는 ‘교전권 불인정과 전력 불보유’등 헌법 9조의 다른 조항을 그대로 두고 자위대를 명기하자는 아베의 주장에 반대한다. 반면 안보ㆍ국방문제에 있어선 자민당 의원들보다 더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 마에하라는 지난해 아베의 주장과 비슷한 자위대의 헌법 9조 명기를 제안했다.
공산당을 비롯한 야권 연대 문제에 대해서도 에다노는 "야당간 연대가 정치의 리얼리즘(현실주의)"이라고 찬성한다.
이와달리 마에하라는 “정책이념이 다른 정당과의 협력은 야합”이라며 확고한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 제1야당 민진당 대표 놓고 당내 라이벌 스타 1대1 격돌
대지진때 잠 안자고 브리핑,신드롬 일으킨 에다노 전 관방장관
43세에 당 대표, 48세에 외상 지낸 자수성가 마에하라 전 외상
기우는 당세 회복하고 아베 총리에 맞설 야당 사령탑 누가 될까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