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으면 온종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볼 게 뻔하잖아. 돈이 많이 들더라도 다른 나라 학생들과 뛰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마트폰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을 얼마나 지배하는지 공감하기 때문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우리 두 아이도 학교·학원에 다녀오면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방학인 요즘은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부모가 열심히 말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내 경우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화들짝 놀라 차단했지만 호기심 많은 청소년이 그런 동영상을 스스로 차단할지 의문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수면 부족, 우울증, 두뇌 발달 지연 같은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성가족부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14%가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 서울시교육청은 초·중등학교에서 스마트폰 등 소지품의 학내 압수를 못하게 하는 지침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나마 학교에 가면 아이들한테서 스마트폰을 떼놓을 수 있겠거니 안심했는데···.
스마트폰은 요긴한 물건이지만 과하면 해롭다. 자라나는 세대를 스마트폰 과용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12세 이하의 초등학생의 경우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자동 차단되는 스마트폰이 나왔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폐해에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돼야 한다.
박혜민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