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감 "처녀 교사 값 높다" 발언 후폭풍…전교조 사과 요구

중앙일보

입력 2017.08.0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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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경북도교육감. [사진 경북도교육청]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교육감이 최근 교사 연수 특강에서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2일 논평을 내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성폭력 사건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 교육계 전반의 더 깊은 성찰과 자기반성이 필요함에도 경북교육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이영우 교육감의 '처녀 교사들의 값' 운운 발언은 전형적인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었기에 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李 교육감 교육자로서 철학 있나"
한 교사 "해당 발언 듣고 부적절하다 느껴"
여성단체·학부모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전교조 경북지부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교사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 우리 교육을 그저 '여자 직업 중 교사가 최고'라는 말과 '결혼 몸값'으로 표현하는 행태를 보며 이영우 교육감에게 교육자로서의 깊은 철학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영우 경북 교육감. [연합뉴스]

 
그러면서 "직업의 등급을 매기고 차별을 조장한 이 교육감의 발언은 '말실수' 혹은 '말의 취지와 다르다'며 간단하게 덮고 갈 만큼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 교육감은 경북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치원·초등·중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여성 교사들을 대상으로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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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해당 특강에 참석한 교사들에 따르면 이 교육감이 '여교사는 최고의 신붓감' '많은 사람들이 여교사 며느리를 보고 싶어 한다'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발언을 했다.

경상북도교육연수원 홈페이지 게시판에 등록된 여수 후기 두 건. [경상북도교육연수원 홈페이지]

 
특강에 참석한 정모(33) 교사는 "특강 중 이 교육감이 그런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듣고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육감이 교사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하기에 부적절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북지부는 교육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앞으로 성차별 인격 폄훼와 여교사 모욕에 대해 여성단체·학부모와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경북도교육청 청사 전경. [사진 경북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