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비용과 관련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미사일 발사에 1조원 가량의 비용이 들었다는 이 전 대통령의 언급은 미사일 발사장(평북 철산군 동창리) 건설 4억 달러(4467억원),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 개발 3억 달러(3350억원), 초보적 위성 개발 1억5000만 달러(1675억원)가 소요됐을 것이란 추정에 근거했다고 한다. 1998년 10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로켓발사 설비를 갖추는데 3억 달러가 든다”거나 지난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이 한국 언론사 사장단을 초청해 “로켓 1발에 2~3억 불(달러)이 들어간다”고 보도한 걸 참고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북한 미사일(광명성) 발사에 1조원
정부통계는 첨단 시스템 갖춘 발사장 등 나로호 기준으로 계산했을 것이란 논란
인건비, 재료 거의 무상 수준인 북한의 경우 개발비나 발사비 모두 원가수준
미국 ICBM 미니트맨Ⅲ 80억원 수준, 화성-14는 절반 수준도 안될 것이란 관측
그렇더라도 이 수치 역시 과대 평가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비나 시설, 인건비 등을 한국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이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발사장 등의 비용을 한국이 나로호 발사장을 만들 때 들었던 3500억원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로호 발사장의 시설은 아주 고급인데 반해 북한 발사장의 모습은 시설도 엉성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광명성-3호의 잔해를 건진 한국에서 ‘조잡하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의 미사일은 최소한의 장비만 장착하고 있다”며 “북한은 ‘우리 식’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자재나 원료를 거의 무상이다시피 할 정도로 눅은 값(헐값)에 조달하기 때문에 미사일 한 발 쏘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교수도 “미국 보잉사에서 제조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미니트맨3의 경우 700만 달러(78억원) ”라며 “개발비를 제외한 가격이긴 하지만 화성-14형 미사일도 개발비를 제외한다면 미니트맨의 절반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