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판국인데도 지난주 한국은행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고령화에 따른 집값 급락이 없을 것이며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냈다. 정책 당국끼리 전혀 손발이 안 맞는다. 불붙은 아파트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가 좌우한다. 지금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것은 초저금리로 갈 곳 잃은 풍부한 유동성과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다. 정부는 투기수요를 잡으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봤지만 6·19 대책 이후 시장에 내성만 생겼다. 노무현 정부 때처럼 정책 당국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는 데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기대가 요즘 시장 참여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수요 억제 정책뿐만 아니라 공급 대책도 충분히 나와야 시장의 가수요를 진정시킬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농담조로 약속했던 ‘피자 한 판’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성패가 여기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