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나 제주도로 여행을 갔을 때 드는 교통비가 줄었고, 바쁜 여행 일정에 쫓기지 않아도 돼 한결 여유가 생겼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부모님은 서울 시내를 여유 있게 관광할 기회가 생겼다.
1박 5만~7만원이면 시내 호텔 구해
이태원 게스트하우스 내국인 30%
스테이케이션이 올여름 휴가 패턴
한강몽땅 축제선 다양한 즐길거리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덕에 서울 도심 숙박업체들이 잇따라 저렴한 상품을 내놓은 점도 내국인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요소다.
31일 온라인 예약 서비스 업체인 호텔스닷컴에선 유명 호텔 체인인 이비스 앰버서더 서울 인사동이 1박에 5만원대, 신라호텔 계열인 신라스테이 구로가 6만원대에 판매됐다. 명동에 위치한 비즈니스 호텔 역시 1박당 6만~7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머무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도심 특유의 편의성이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다. 박상섭 롯데면세점 수석은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 명동L7의 경우 투숙객의 70%가 내국인”이라며 “호텔 근처에 공연장·영화관·쇼핑몰 등이 같이 있어 한 자리에서 여러 가지 즐길거리를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유센터 통해 캠핑 장비 이용도 늘어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스테이케이션족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료 축제임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춘 ‘한강몽땅 여름축제’(이하 한강몽땅)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1일부터 ‘한강이 피서지다’를 콘셉트로 진행 중인 한강몽땅에서는 서커스와 콘서트, 나이트 마켓 등 80여 개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강종이배 경주대회’나 ‘오리보트 경주대회’ 등은 한강몽땅에서만 볼 수 있다. 유재룡 한강사업본부장은 “최근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날을 피해 170만 명이 축제 현장을 방문했다”며 “날씨만 괜찮다면 이달 중순까지 열리는 한강몽땅 기간 동안 역대 최대 관람객이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주최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신촌에서 열린 ‘신촌 물총축제’에는 5만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유센터 등을 통해 저렴한 값에 캠핑 장비를 이용하는 실속형 휴가족도 늘고 있다. 서울시 은평물품공유센터는 지난달에만 캠핑용품 대여 실적이 312건에 달한다. 이곳에선 캠핑용 접이식 테이블을 하루 2000~7000원, 소형텐트를 7000~9000원, 대형 텐트를 1만8000~3만원대에 빌릴 수 있다. 마채숙 서울시 사회혁신담당관은 “시민들이 큰돈을 들여 멀리 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