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러시아 해군이 ‘해군의 날’을 맞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0여 척의 함정과 잠수함이 참가한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가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퍼레이드는 최근 몇 년 새 열린 러시아 해군 행사 중 가장 성대했다.
러시아 해군은 소련 시절 건조돼 대양을 누비던 핵 추진 중순양함 표트르 벨리키(2만8000t급)와 핵 추진 잠수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타이푼급) 등을 이날 선보였다.
두 함정 모두 현존하는 전 세계 군함과 잠수함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러시아 북해함대의 기함으로 현재도 운용 중인 벨리키함과 달리 돈스코이함은 이미 퇴역한 상태다.
또 지난주까지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연합훈련을 가진 중국 해군 함정도 모습을 드러냈다고 일본 NHK는 31일 전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해군력 증강을 명시한 신 해군 정책에 서명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하는 신 군비계획(GPV-2025)에서 해군 예산이 대거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전략군인 해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푸틴 대통령이 국내외에 러시아 해군력을 어필하고, 강한 러시아를 연출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 해군은 시리아 정부와 영구 주둔 협정을 맺은 시리아 타르투스항에서도 같은 날 군사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내전 종결을 위한 평화협상이 진전 중인 중인 가운데 러시아가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시리아 국내에서 퍼레이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