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던 우리 아이...갑자기 밥을 거부한다면 '이것' 의심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7.07.30 15:4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밥을 잘 먹던 아이가 이유 없이 갑자기 밥 먹기를 거부하면 구내염때문에 입안에 통증이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 [중앙포토]

 경기도 수원에 사는 주부 김모(35)씨는 최근 네 살배기 딸 아이가 밥을 안 먹으려고 해 고민이었다. 평소에는 반찬 투정 한번 하지 않던 아이가 간식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러다 아이의 양치질을 도와주던 중 입 안이 빨간 물집 때문에 울긋불긋한 것을 발견했다. 병원에서 구내염 진단을 받았다.
 
 구내염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에 감염돼 혀·잇몸·입술과 입안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습하고 무더운 여름은 바이러스 등이 살기 좋은 환경이라서 구내염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감염 외에 실수로 볼 안쪽을 씹어 상처가 나거나 치약 성분 때문에 구내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 입안에 염증 생기는 구내염 주의보
습하고 더운 여름은 바이러스 번식 유리

영유아 특히 취약, 고열에 잠 못자면 의심
방치하면 뇌수막염·뇌염으로 이어질 수도
양치질·손씻기 등 철저한 위생 관리로 예방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구내염에 잘 걸린다. 영유아 구내염은 초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구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38도가 넘는 고열이 있고,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입 안이 화끈거리고 따가워 밥 먹기를 거부하는 경우 구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성인 구내염은 1~2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그러나 소아는 고열에 오랫동안 시달리면 드물게 뇌수막염·뇌염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관련기사
 아이가 구내염에 걸리면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구강 점막을 자극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목에 통증을 줄이는 죽·미음 같은 부드러운 유동식을 먹여야 한다. 또 고열이 지속되고 음식을 제대로 못 먹으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물을 먹이고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구내염은 발병 후 일주일 동안 전염성이 강하다. 빠른 속도로 전파될 수 있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수시로 손을 씻기고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장난감·책·서랍도 수시로 닦아주는 게 필요하다.   

구내염을 예방하려면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중앙포토]

 김도훈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구내염을 예방하려면 양치질이나 구강티슈를 이용해 입안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감염성 질환은 손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