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극상의 장본인은 뉴욕 월가 펀드매니저 출신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공보국장이었다. 그는 지난 21일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실세로 부상했다. 6일 후 기존 실세인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를 동시에 공격했다.
정보유출 비난 “예전엔 교수형감”
미 언론 “트럼프의 충성파 키우기”
스카라무치는 스티브 배넌도 “나는 자신을 위해 일하는 배넌이 아니다. 나라에 봉사하기 위해 여기에 있지 (배넌처럼) 대통령의 힘으로 자기 브랜드를 구축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깎아내렸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내 재산명세를 유출한 것은 중범죄로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신고하겠다” “오물은 프리버스”라고 공개 비난했다. 프리버스와 배넌은 지난 1월부터 스카라무치의 백악관 입성을 저지한 것으로 알려져 하극상은 일종의 복수극 성격도 띠었다.
27일 뉴요커를 통해 발언록이 고스란히 공개되며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스카라무치는 CNN과 인터뷰를 자청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대통령과 나는 유출한 고위 관계자가 누구인지 매우,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일은 150년 전이라면 교수형을 당했을 것”이란 말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하극상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된 전략으로 평가했다. 특검과 의회의 ‘러시아 게이트’ 전방위 조사로 사면초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과 내각을 충성파로 채워 방어요새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전국위원장 출신인 프리버스 실장을 스카라무치로 교체할 것을 예고했다는 의미다.
내각에서도 트럼프에게 ‘약체’로 지목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경질 1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조기 퇴진(Early Exit)을 고려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