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씨가 병환 중인 문동환 목사와 문재인 대통령과 오간 편지를 공개했다. 문 목사는 사회운동가였던 문익환 목사의 동생이다. 문성근씨에게는 숙부가 된다.
27일 문성근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해 문재인님께서 문동환 목사 집을 방문하셨지요. 대통령 당선 후 두 분이 주고받으신 편지"라며 세 장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첫 번째 사진에는 대통령 당선 전인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문 목사를 병문안 당시 모습이 담겼다. 병상에 누운 문 목사를 조용히 바라보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에는 문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 5월과 6월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가 담겼다.
먼저 문 목사는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편지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라고 운을 띄운 문 목사는 편지에서 "두손을 들어 축하드립니다. 국민들 옆에 서시는 것에 감격했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들의 함성 소리도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며 "국민들과 더불어 새 역사 창조에 전력하시는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같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고 보냈다.
문 목사의 편지에 문 대통령은 6월 22일 답장을 보냈다.
편지에서 문 대통령은 "문동환 목사님께. 목사님 안녕하셨습니까?. 작년 9월 뵙고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며 "그 사이에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때 비록 병석에 계셨지만 사그라지지 않는 정신의 굳센 힘을 보여주셨지요"라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에 보내 주신 축하와 격려의 편지를 읽으며 목사님의 따뜻한 육성을 다시 듣는 듯 했습니다. 국민을 위한 길에 나선 제게 커다란 용기가 되었습니다"고 남겼다.
또 "목사님, 북간도 차가운 바람을 받아 안던 명동은 나무 위 종탑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그립습니다"며 "김약연, 김재준, 윤동주, 송몽규, 그리고 문익환. 조국의 독립과 역사의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선구자들이 바라던 나라,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 나라를 향한 열망으로 가득합니다"고 썼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오로지 국민과 더불어 정의와 평화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목사님 언제까지나 강녕하기실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문동환 목사는 1921년 북간도 지역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기독교에 입문했다. 시인 윤동주와는 한동네에서 자랐다. 윤동주의 외삼촌 김약연을 보며 목회자가 될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한신대 교수를 지냈고, 유신체제를 반대하는 재야운동에 동참해 형 문익환 목사와 함께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문 목사는 '6.15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는 '6.15남북공동선언실현 재미동포협의회' 공동의장을 맡는 등 지속적인 통일운동을 벌여왔다. 올해 95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