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 앞서 열린 사전 스탠딩 호프 미팅을 묘사한 것이다.
▶관련기사
박정원 “신고리 중단 땐 해외 진출” 문 대통령 “적극 지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아버님이 원래 오려고 했는데. 몸살 기운이 있으셔서 다음에…”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떤가”라고 물었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박정원 두산 회장에겐 “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우승했다. 올해 성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박 회장은 “지금 3등 하고 있는데 부상선수가 돌아와서 찍고 올라가야 하는데”라고 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에겐 “한화가 요즘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아주 역점을 많이 두고 있던데”라고 했고 금 부회장은 “고전을 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해주고 있어서 힘 받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에게는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CEO’란 별명이 있는 것을 언급하며 “직원 단합과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손경식 CJ회장에겐 “오늘 내일 만나는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도 가장 어른”이라며 “경제계에서 맏형역 잘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겐 미국 철강 수출 사정에 대해 물었고 권 회장은 “당분간은 그냥 미국에 보내는 거는 뭐 포기했다.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작정하고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스탠딩 호프 미팅 말미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을 찾았다. 청와대가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중 하나라며 이날 특별 초청한 기업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란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칭찬했다.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여파와 관련, “신세계는 요즘 어떤가. 중국 부분 완화됐나. 관광객은 더 준 것 같은데”라고 했고 정 부회장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 완전히 죽었다”고 걱정했다.
오후 6시20분 쯤이 되자 문 대통령이 다시 한번 건배사를 외쳤다. “기업이 잘되어야 나가 경제가 잘 됩니다. 국민경제를 다들 위하여.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라고 외치자 참석자들도 “위하여”로 화답했다. 이어 상춘재 안에서의 2시간15분간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A기업 대표는 “(대통령께서) 아주 편안하게 해 주었다. 기업들이 하고 싶은 얘기 다 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 역시 “사실 그러면 안되는데 술(맥주)이 살짝 오를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 당초 예정시간보다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간담회 예정시간은 75분이었다고 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