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각 지자체 의회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방 의원들의 해외연수 일정 중 대부분이 관광과 놀이, 휴식 등으로 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정책 반영이나 입법 등이 원래 취지다.
지난 2014년 1월 경기도의회 의원 3명은 호주 퀸즐랜드 주의회를 방문했다. 그러나 친선을 위한 주의회 방문은 5박 6일 전체 일정 중 4시간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시드니 관광으로 채워졌다. 당시 도의원 1명당 267만원의 경비가 관광을 위해 지원됐다.
같은 해 경기도의원 전체 130명 가운데 90명 가까운 의원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의 일정도 대부분 관광이나 문화체험으로 이루어졌다.
2015년에는 충북 제천시의회도 8박 10일짜리 북유럽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의 공식일정은 7시간에 불과했다. 원래 취지는 복지 선진국을 둘러보며 의정 자료를 모으고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것이었다. 당시 이들은 박물관과 궁전 관람, 빙하 투어 등을 즐겼다.
전북도의회 의원 10명도 2015년 중국 장쑤성을 나흘 동안 방문해 공식 일정으로 3시간을 소화했다.
'국민이 레밍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운 김학철 의원은 귀국 직전까지 프랑스 유명 관광지 마르세유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마르세유 방문 또한 이들의 4일째 관광 일정에 포함돼 있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17개 광역 시·도의회의 공무국외 여행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명관광지 위주의 공무국외여행 편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공무국외여행 의원 한 명의 평균 경비는 부산시, 충남도, 충북도, 경북도의회 등 4곳이 3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의회는 평균 250만원 정도를 썼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충북도의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 3명(김학철, 박한범, 박봉순)은 제명됐다.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최병윤)은 자진 사퇴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