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GS회장)은 27일 “전경련은 기업인들이 도전과 실패 앞에서 희망과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날 제주에서 열린 ‘2017 전경련 CEO 하계포럼’ 개회사에서 “우리 기업인들은 숱한 고난과 위기 속에서도 좌절보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지금은 위기보다는 희망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 31회를 맞는 전경련 하계포럼은 최고경영자들 간 경영정보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올해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 최영진 전 주미대사, 배상민 KAIST 교수, 문경안 볼빅 회장 등이 참여했다.
10대 그룹 중 6곳 탈퇴 이어
22개층 쓰던 LG그룹사도 이사
이낙연 총리 등 전경련 행사 참석
'새 정부와 심리적 고비 넘었다' 관측
실제 최순실 사태 이전 600여개 넘던 회원사가 400개 수준으로 떨어졌고, 10대 그룹 중 삼성·포스코·현대차·SK·LG·KT 등 6곳이 탈퇴했다. 위상도 위상이지만 당장 돈 문제도 크다.
전체 회비 약 500억원 중 절반 정도가 탈퇴한 4대 그룹(삼성·현대차·LG·SK)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서울 여의도에 있는 50층 짜리 전경련 건물에서 22개층을 쓰던 LG CNS, LG화학 등 LG 그룹사들이 서울 마곡지구와 상암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임대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전경련 측은 현재 입주기업을 알아보고 몇 곳과 협상중이지만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조직을 축소할 수 밖에 없어 전경련 직원들은 이미 기존 180여명에서 100명 정도로 줄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인력도 20여명에서 10명으로 줄었다.
허 회장은 당초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려 했지만 마땅한 후임 회장을 찾지 못해 올해도 회장직을 맡았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째다. 비록 최순실 사태로 공공의 질타 대상이 돼 버렸지만 허 회장은 정경유착을 끊기 위한 전경련 혁신방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에 전경련 내부에서도 “본인 기업도 아니고 상근직도 아닌데 대단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파트너십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신호”라며 “경제 단체간에도 적절한 경쟁은 필요한 만큼 전경련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