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미시령터널이 수천억원의 혈세를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강원연구원과 강원대 정재연(회계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동서고속도로 개통 후 터널 이용 차량이 크게 줄면서 이에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2036년까지 강원도가 터널운영사에 최대 50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미시령터널을 운영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따르면 동서고속도로 개통 직후인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미시령터널 통행량은 17만42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1701대와 비교해 58%(25만대)가량이 줄었다.
강원연구원은 지난 2015년 동서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미시령터널 통행량 변화예측 연구보고서를 통해 동서고속도로가 개통하면 실시협약 대비 통행량이 82.9%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재연 강원대 회계학과 교수가 앞으로 20년간의 손실보전금을 예측한 결과 2036년까지 최대 5000억원이 넘는 손실보전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 10년간 240억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할 때 앞으로 20년간 20배가 넘는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다. 156만명인 강원도민이 모두 32만원을 내야만 갚을 수 있는 돈이다.
강원도는 1999년과 2000년에 두차례 교통량 예측을 했는데 2036년까지 매년 통행량이 늘어 하루 평균 통행량이 최대 4만9000여 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당시 미시령터널 통행량의 최대 변수인 동서고속도로를 무시한 채 수요를 예측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2000년에는 동서고속도로가 국가 계획에만 포함돼 있어 실제 언제 개통할 지 확실하지 않았다"며“6개월~1년 정도 터널의 교통량을 지켜본 뒤에 수익구조 재분배나 공익처분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