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고교야구 23일 개막
2008베이징올림픽 금 보며 투수 꿈
프로구단 1차 지명 받은 에이스들
김인식 감독 “고3에 한국 야구 희망”
마산용마·경남·덕수고 우승 노려
1m95㎝의 키에서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는 마산용마고 이승헌(7승무패, 평균자책점 1.90), 덕수고를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우승으로 이끈 양창섭(7승1패, 평균자책점 1.17)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특급 유망주다. 왼손 강속구 투수 세광고 김유신도 프로 스카우트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부분 1999년 생(만 18세)인 이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TV로 지켜보며 야구를 시작한 세대다. 이른바 ‘베이징 키즈’다. 2007년 20여개에 불과하던 전국 리틀야구팀은 2009년 73개로 늘어났고, 여기서 경쟁하며 성장한 선수들이 고교 3학년이 됐다. 류현진(LA 다저스)·김광현(SK)·양현종(KIA) 이후 특급 투수 부재에 시달렸던 한국 야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꿈나무들이다. 지난 3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한 뒤 “믿고 맡길 만한 투수가 부족하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 고교 3학년에 좋은 투수 10명 넘게 있다더라. 그들이 던지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우승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5년간 대통령배는 수도권(2016년 인천 동산고, 2014년 서울고), 전라권(2015년 광주일고, 2012년 광주 진흥고), 충청권(2013년 공주고)이 나눠 가졌다. 경상권 팀 우승은 2003년 대구고가 마지막이었다. 올해는 마산용마고·경남고·경북고 등이 우승 전력을 갖추고 대통령배에 참가한다.
마산용마고는 올해 주말리그 전·후반기 경상권B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준우승했다. 에이스 이승헌과 잠수함 투수 이채호, 왼손 투수 박재영이 마산용마고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타석에서는 유격수 강동권(타율 0.319)과 2루수 박수현(0.403)이 눈에 띈다. 부산의 야구 명문 경남고는 대통령배에서 다섯 차례 준우승(1973·84·86·92·98년)만 기록했다. 올해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 최민준과 거포 한동희를 앞세워 대통령배 첫 우승을 노린다. 초고교급 유격수 배지환이 활약하는 경북고도 만만치 않다. 서울 팀 중에서는 영원한 우승 후보 덕수고와 전통의 강호 서울고가 정상을 노린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