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토스카나에 문화만큼이나 풍성하고 다양한 것이 와인이다. 프랑스·스페인과 더불어 세계 3대 와인 산지인 이탈리아에서도 토스카나 와인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키안티 산맥을 낀 드넓은 포도밭에서 수확한 산지오베제(Sangiovese)라는 토착 품종을 베이스로 와인을 만들어낸다. 산지오베제는 산도와 향이 강하고 파생 품종이 다양해 가벼운 와인부터 묵직한 와인까지 다양한 맛을 갖추고 있다.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3
5만~10만원 제품 21종 비교
토속 품종 산지오베제 베이스 사용
‘카스텔라레’ 산미·탄닌 균형감
일반인 선택 1위는 ‘다 빈치 키안티’
이번 평가는 어느 때 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전문가와 일반인이 각 톱5를 추렸지만 1~5위까지 점수 차가 거의 없었다. 100점 만점에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동점 와인이 나오는가 하면, 0.1점 차로 순위가 결정되기도 했다.
2~3위는 전문가와 일반인 참가자가 거의 같은 선택을 했다. 알베레즈 ‘알보렌스’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Alberese, ‘Alborense’ Morellino di Scansano)와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DOCG(Fontodi Chianti Classico DOCG )를 각각 2, 3위로 꼽았다. 다만 일반인 참가자는 펠시나 키안티 클라시코 베라덴가(Felsina Chianti Classico Beradenga·81.1점)를 공동 3위로 선정했다.
제품 이름에 ‘키안티 클라시코’나 ‘DO CG’가 붙는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DOCG (Denominazione di Origine Cotrollata Grantita)는 이탈리아 정부에서 인정하는 최고등급의 와인이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키안티 중에서도 토양과 기후 조건이 좋은 지역을 가리킨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병목이나 라벨에 ‘검은 수탉’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유래는 이렇다. 이탈리아가 도시국가로 나뉘어 있던 1380년대 피렌체와 인접 도시 시에나는 영토 분쟁 중이었다. 분쟁을 끝내기 위해 두 나라는 날이 밝고 각자의 수탉이 울면 병사를 보내 만나는 지점을 국경으로 정하기로 했다. 시에나는 우렁찬 울음을 기원하며 하얀 수탉을 잘 먹였고, 피렌체는 검은 수탉을 선택해 쫄쫄 굶겼다. 그 결과 배고픈 피렌체 수탉이 ‘밥 달라’고 먼저 울었고 피렌체는 넓은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24년 끼안띠 클라시코 와인협회(Chianti Classico Wine Consortium)가 만들어지면서 피렌체의 지혜와 평화, 승리를 상징하는 검은 수탉을 넣기 시작했다.
◆어떻게 평가했나=지난달 15일 서울 등촌동 썬프리모 레스토랑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장양수(한국소믈리에협회 부회장), 우성애(와인전문가), 이철형(와인나라 대표), 한희수(소믈리에) 등 전문가 8명과 일반인 참가자 98명이 참가했다. 기본평가 항목(색·향·맛·밸런스) 75점에 확장평가 항목(전문가 추천·일반인 구매의사) 25점을 더해 100점 만점으로 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