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Peer to Peer, 개인 간 거래) 대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누적 대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시장 성장세를 이끄는 상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다. P2P금융을 연구하는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체 P2P 누적대출액 1조3890억원 가운데 5825억원(41.9%)이 부동산 PF P2P대출이다.
건축자금 빌려 주고 완공 때 회수
투자기간 짧지만 원금보장 안 돼
투자 전 연체·부실률 등 따져봐야
인기 상품은 1분 만에 동나기도
이 틈을 P2P 대출 업체가 노렸다. 건물주가 보통 저축은행 같은 곳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는 데 그보다는 싸게 대출을 해 준다. 빌라가 완공되고 나면 빌라를 담보로 은행에서 저리로 돈을 빌려(대환대출) P2P 대출금을 갚는다. 건축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개 투자 기간은 12개월 이내로 짧다.
원금 보장, 당연히 안 된다. 실제로 최근에 P2P 대출 업력이 쌓이면서 연체(30~90일 상환지연)와 부실(90일 이상 상환지연)이 발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빌리는 6월 말 현재 연체율은 9.93%, 부실률은 3.85%에 달한다.
이에 대해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자신들의 투자 상품은) 담보 잡은 토지를 팔거나 빌라를 경매에 넘겨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예상 경매 낙찰가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내외에서 보통 1순위 대출이라 연체나 부실 위험이 적다”고 설명했다. 곧 부동산 PF가 아니라 투자한 상품의 위험성을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기자도 부동산 PF P2P대출 투자를 해 보기로 했다. 투자의 첫 단계는 업체 선정이다. 162개사(6월 말 현재) 가운데 그래도 믿을 만하다는 한국P2P금융협회 소속 회원사(47개)를 살폈다.
협회 홈페이지(p2plending.or.kr)에서 업체별로 누적대출액, 연체율·부실률 등 공시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혹시 연체율·부실률이 제로인 업체가 투자를 잘했다기보다는 업력이 짧아서, 곧 대출 만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 상환율도 살펴봤다.
기자가 고른 업체는 테라펀딩이다. 업계 1위인데다 평균 수익률이 다른 업체보다 낮다는 게 오히려 안정감을 줬다. 고수익은 고위험을 동반하는 법이니까. 연체율(6월 말 현재 2.53%)이 있기는 하지만 “사용승인이 나고 건축물 대장 발급까지 완료됐는데 건물주가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으로 (대환)대출 받으려고 은행들을 놓고 저울질하다 보니 상환이 지연되고 있다”(정수현 테라펀딩 홍보팀장)는 설명을 듣고 보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회사 홈페이지에 가서 회원에 가입한 후, 투자자 등록을 하면 가상계좌가 생긴다. 이때 가입자명과 연계 은행의 계좌주인이 같아야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별다른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0만원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인기 상품의 경우엔 투자 오픈 뒤 1분만에 투자금 모집이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 때 맞춰 투자하기 곤란하다면 자신의 투자 요건(예를 들어 1순위, LTV 60% 이하 등)에 맞춰 자동투자를 설정하면 알아서 투자해 주기도 한다.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해 두면 투자 모집 약 1시간 전에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고란 경제부 기자 ne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