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숭의초 수련회 지도사, "방 안에서 사건이 벌어질 때 그 아이는 밖에 나와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7.07.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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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지 안다. 귀엽게 생긴 애. 걔는 밖에 나와 있었다. "
 
 서울 숭의초의 학생수련회(4월 20~21일)가 진행된 경기도 모 수련원의 김모(25) 지도사는 "A군이 폭력사건 당시 숙소 밖에 나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수련원에서 학생들을 인솔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 지도사와의 인터뷰는 14일과 15일 두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뤄졌다.

숭의초 수련회서 A군 숙소 관리한 수련원 지도사 인터뷰
"지도사는 입소식 때 맨 앞 줄 반장 얼굴 익히는 게 관례"

"이불폭행 사건 시간에 숙소 밖에 있던 반장 A군 봤다"
"시교육청 감사팀에 A군 행적 진술하고 확인서도 제출"

취재진은 보다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김모 지도사에게 수련회 당시 촬영된 A군의 사진을 보내 기억하고 있는 반장이 맞는지 물었다. 김 지도사는 "맞다"고 답을 보냈다.  [휴대전화 캡처] 

 
논란이 된 학교 폭력이 발생했던 시각에 A군이 숙소 밖에 있었다고 교육청 감사실에 밝혔다던데.
 “그렇다. 20일 오후 1시부터 1시 30분 사이, 학생들이 숙소에 들어가 짐을 푸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때 숙소 밖 벤치에 앉아 다음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동안 A군은 숙소 밖 출입구 주변에서 다른 친구 1~2명과 놀고 있었다.”
 
학생들이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인데, 어떻게 A군의 얼굴을 기억하나.
“학생이 도착하면 바로 입소식을 한다. 입소식을 할 때 반별로 반장이 맨 앞에 선다. A군도 반장이라 앞줄에 섰다. 그날 숭의초에선 3개 반이 왔다. 지도사들은 앞줄의 학생들을 눈여겨본다. 수련회 동안 방 열쇠를 나눠주고 열쇠를 보관하는 ‘방장’ 역할을 앞줄에 있는 아이가 맡기 때문이다.”


폭력사건이 발생하자 숙소에 들어갔다던데.
“갑자기 숙소 안에서 누군가 ‘선생님, 얘 울어요’라고 말해 들어갔다. 이불 여러 장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피해학생을) 덮어놓고 장난친 것 같았다. 애들에게 ‘누가 했어’ 라고 물어보니 방안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자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울던 학생이 ‘얘가 그랬다’고 지목하면, 그 애는 ‘다른 애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곧바로 옆방(여교사 숙소)에 있던 담임교사가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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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지도하는 모습을 봤나.
 “(방에선 나왔지만) 방문이 열려 있어 볼 수 있었다. 교사가 오니 A군 등 밖에서 놀던 애들도 들어갔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상황을 묻고 꾸짖고 나올 때까지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당시 상황을 자세히 말해달라.  
 “담임이 ‘괴롭힌 사람은 손들라’고 하니 2~3명 정도 손들었다. 그때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들어왔다. 교사는 그 중 A군에게 '방에서 애들이 싸우는데, 반장인 너는 왜 밖에서 놀고 있었냐'며 야단을 쳤다. 교사는 밑에 깔렸던 애한테 ‘너는 인기가 많아 친구들이 너한테 계속 장난치는 거야’라고 달래더라. 결국 울던 애도 같이 웃고 나왔다. ”
 
 A군이 방에 없었던 게 확실한가.
 “그 아이는 1박2일 수련회 내내 방에 있을 시간이 없었을 거다. 밖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지도사들이 자주 방에 데려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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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감사관실 직원과의 통화 내용은.
 “ 통화는 한번만 했다. ‘상황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 방금 말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끊었다. ‘반장이 폭행에 가담했냐’고 물어 ‘그 애는 (숙소에서) 나와 있었다’고 답했다.”  
 
감사실 직원은 뭐라고 답했나.
 “‘알겠다’고만 했다. 다른 걸 물어보진 않았다.”
 
확인서(6월 27일)도 써서 보냈다던데.
 “그렇다. 수련원에서 같이 일하는 팀장이 써달라고 해서 보내줬다. (교육청이 요청해서 써준 거라던데) 맞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