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가 중국에서 검열대상 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2017.07.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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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과 닮은꼴로 화제가 된 미 디즈니 애니매이션 '위니 더 푸'의 캐릭터들. 시 주석은 곰돌이 푸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호랑이 티거로 빗대졌다. [FT 캡처]

미국 디즈니 애니매이션 ‘위니 더 푸(Winnie the pooh)’의 주인공 곰돌이 푸가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캐릭터가 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의 대표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인 웨이보와 위챗에서 푸 이미지가 들어간 게시물들이 대거 삭제됐다. 웨이보에 푸의 중국식 이름을 치면, “이 컨텐트(내용)는 불법”이라는 표시가 뜨면서 게시글을 올릴 수 없게 조치가 된다고 FT는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닮은꼴 곰돌이 푸
19차 공산당대회 앞두고 대대적 검열ㆍ삭제

FT는 “이같은 검열ㆍ삭제에 대한 중국 당국의 설명은 없는 상태”라며 “푸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닮은 모습이 풍자대상이 되면서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검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푸와 시 주석을 비교하는 그림은 지난 2013년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날 당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두 정상이 회동한 사진에서 시 주석은 푸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위니 더 푸’의 호랑이 캐릭터 ‘티거’에 빗대졌다.  
 
이듬해 시 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땐 시 주석을 푸로, 아베 총리는 ‘위니 더 푸’의 당나귀 캐릭터 ‘이요’로 빗대는 그림까지 나왔다.

시 주석이 2014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땐, 아베 총리도 '위니 더 푸'의 당나귀 캐릭터 '이요'에 빗대졌다. [FT캡처]

 
FT는 중국이 오는 가을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곰돌이 푸에 대한 온라인 검열이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오무(喬木) 베이징 외국어대 부교수는 “역사적으로 (당 대회를 앞두고) 통상 두 가지가 금지돼왔다. 하나는 정치세력 규합, 또 다른 하나는 정치적 행위였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시 주석에 대한 언급이 추가된 것 같다”며 “내가 아는 시사해설가도 시 주석에 대한 포스팅을 인터넷에 게재했다가 구금됐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