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들이 노인 되면 문제 더 심각 … 의료·거주 중간시설, 방문 간호서비스 늘려야

중앙일보

입력 2017.07.13 01:51

수정 2017.07.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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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집인 사람들 <상> 
서영준(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사진) 한국보건행정학회 회장은 5년 넘게 사회적 입원의 문제점을 연구해 왔다.
 
서 회장은 “2020년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노인에 합류하면 사회적 입원이 더 심해지고, 이들이 70세가 되는 2025년에는 더욱더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에게 진단과 대책을 물었다.

서영준 한국보건행정학회장 인터뷰

사회적 입원이 발생하는 이유가 뭔가.
“굳이 입원 진료를 받을 정도는 아닌데도 집에서 챙겨줄 사람이 없거나, 있어도 눈치를 봐야 하는 이들이 갈 데가 없어 요양병원에 산다. 선진국에서는 집에 있으면 누군가 와서 도와주는 제도가 잘돼 있다. 급성 질환을 치료한 뒤 집으로 갈 수 없는 환자를 위한 중간 시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없다. 일부 요양시설을 전문재활시설로 바꾸고 요양병원의 일부를 중간 시설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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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입원은 어디서 발생하나.
“요양병원이 갈 곳 없는 환자들을 붙들고 있다. 일부 병원은 환자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한다. 병상당 한 환자한테 월 2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우리는 정책이 너무 시설 수용이나 병원 위주로 흐르고 있다.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는 집에 머물게 해야 한다. 가정으로 복귀하는 환자가 많을수록 요양병원 건강보험수가 인센티브가 올라가게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머물면서 받을 방문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집에 많이 머물게 하려면.
“저소득 독거노인 위주인 보건소 방문간호 사업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방문간호사가 계약직이어서 처우가 좋지 않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 또 장기요양등급 기준을 완화해 재택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3등급 환자를 늘려야 한다. 사회적 입원 환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하기 쉽게 등급 기준을 낮춰야 한다. 지금은 등급인정률이 50%밖에 안 돼 대기자가 줄을 섰다. 반대로 요양시설에 있는 중증 장애환자 중 질병이 있는 경우 요양병원으로 옮겨도 간병비를 지원해 줘야 한다.”
 
집에 머물면 불안을 많이 느낀다는데.
“노인의 몸에 센서를 부착해 생체 징후 변화를 체크하는 등 재택 서비스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하면 좋다. 요즘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로 전환하기 좋은 환경이다.”
 
요양시설의 기능을 개선하려면.
“노인은 건강 악화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다. 건강과민증도 심하다. 요양시설에 노인 전문 간호사를 채용해 불안을 줄일 필요가 있다.”
 
노인 주거시설을 다양화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의료서비스가 많이 필요한 그룹, 가끔 들러도 되는 그룹 등으로 나눠 이들을 위한 주거시설을 다양하게 공급해야 한다. 그룹홈 형태일 수도 있고 공동주택일 수도 있다. 여기서 공동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 좋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박정렬·백수진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