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취향]장거리 비행 노하우? 알콜과 카페인은 무조건 피하죠

중앙일보

입력 2017.07.05 00:01

수정 2017.07.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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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역사상 최장거리 하늘길이 열렸다. 멕시코 국적 항공사 아에로멕시코가 7월 1일 운항을 시작한 인천~멕시코시티간 직항 노선이다. 1만2000㎞, 꼬박 14시간25분을 쉬지않고 날아간다. 이에 맞춰 서울을 찾은 앙코 반 데르 웰프 아에로멕시코 매출총괄대표(CRO)는 평소에도 장거리 비행에 익숙한 여행자다. 2014년 아에로멕시코에 합류하기 전에도 KLM·에어프랑스, 카타르항공 등 항공업계에서만 20년 이상 일했다. 비행기 타고 출장 다니는 게 일상인 그에게 장거리 여행 노하우를 물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사람으로서 느끼는 멕시코의 매력에 대해서도 들었다. 

앙코 반 데르 웰프아에로멕시코 매출총괄대표는 장거리 출장이 일상이다. 그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기내에서 알콜과 카페인을 일절 마시지 않는단다. [사진 아에로멕시코]

 
장거리 출장이 많을 것 같다. 자신만의 여행 노하우가 있다면.
“기왕이면 좋은 비행기를 타야 여행 오가는 길이 가뿐하다. 한국에 취항하는 B787(보잉사의 야심작 드림라이너) 기종 이야기다. 첨단 항공기인 B787-800 기종을 투입했다. 하하. 여행 중에는 최대한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 기내에서는 아무리 공짜라도 주류와 커피를 일절 마시지 않는다. 알콜과 카페인은 일시적으론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컨디션 회복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무슨 여행이든 짐은 최소한으로 챙긴다. 이번 출장에서는 서울과 함께 상하이와 도쿄를 함께 들르는데 기내용 샘소나이트 캐리어 하나만 챙겼다. 평소에도 수하물을 부치는 일이 거의 없다. 짐 기다리는 걸 몹시 싫어한다.”
 
여행 갈 때 꼭 챙기는 물건이 있나.
“멀티플러그와 책 한두 권. 이것 외엔 특별히 챙기는 게 없다. 기내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잠들기 전에 독서를 즐긴다. 취침 전에는 모바일 기기를 만지지 않는다. 숙면에 방해가 되어서다. 꼭 써야 한다면 ‘나이트 시프트(화면색을 바꿔주는 아이폰 기능)’ 모드로 한다.”

앙코 반 데르 웰프 아에로멕시코 대표
짐 기다리는 것 싫어 기내용 소형 캐리어만 써
고향 네덜란드 파테르스볼더 같은 자연 선호해
"칸쿤 말고 로스카보스·과나후아토 등도 매력적"

여행지에서 꼭 사는 물건은.
“어떤 특정한 물건을 수집하는 것보다 경험을 쌓는 걸 좋아한다. 단 딸을 위한 선물은 늘 챙긴다. 딸이 다니는 멕시코시티의 국제학교에 한국인 친구가 많은데 그들이 갖고 노는 ‘공기’를 딸도 갖고 싶어 한다. 이번 출장에서 반드시 공기를 사가야 한다.”

멕시코 남부 도시 펠렝케. 정글과 폭포가 어우러진 자연 속에 마야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진 멕시코관광청]

 
출장이 아닌 개인 여행은 어떻게 즐기나. 
“네덜란드 파테르스볼더(Paterswolde)라는 소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숲과 호수, 작은 섬들이 많아 늘 거기서 놀았다. 유년 시절의 경험 때문인지 자연 속에서 평온을 느낀다. 도시를 벗어나 부티크 리조트나 B&B에 묵는 걸 좋아한다. 상업적인 관광지보다 현지인이 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먹는 음식을 맛보는 걸 즐긴다. 멕시코에서는 정글과 폭포, 마야 유적이 있는 팔렝케(Palenque)가 그런 곳이다.”

기암괴석이 많은 태평양 휴양지 로스카보스.[사진 멕시코관광청]

로스카보스는 고래 관광으로도 유명하다. [사진 멕시코관광청]

 
한국에서는 칸쿤이 신혼여행지로 인기인데.

“칸쿤과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닌 해변 휴양지가 멕시코엔 많다. 로스카보스·푸에르토 바야타·우아툴코를 추천한다. 모두 태평양에 있는 휴양지다. 이왕 멕시코를 찾는다면, 문화와 역사를 함께 느껴보길 권한다. 마야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치첸이트사·욱스말·툴룸을 추천한다. 모두 칸쿤에서 멀지 않다. 스페인풍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 산 미구엘 데 아옌데와 과나후아토도 매력적이다.”

스페인풍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 과나후아토. [사진 멕시코관광청]

스페인풍 건물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 과나후아토. [사진 멕시코관광청]

 
아에로멕시코의 인천~멕시코시티 편은 한국에서 중남미로 가는 최초의 직항편이다. 취항 결정 배경은. 
“한국과 멕시코간 경제 교류가 늘면서 멕시코를 찾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2016년에만 10만여 명(미국 거주자 포함)이 멕시코를 찾았다. 도쿄, 상하이에 이어 아시아 세번째 취항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다. 이를 계기로 2017년에는 한국인 방문이 2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에선 멕시코시티로 바로 가고, 멕시코시티에서는 몬테레이를 경유해 서울로 온다. 비록 경유긴 하지만 미국을 경유할 때처럼 까다로운 입출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중요하다.”

인천공항에 착륙한 아에로멕시코 B787-800(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 아에로멕시코]

 
직항편이라는 것 외에 장점이 있다면.
“아까도 말했지만 첨단 항공기 그 자체가 장점이다. B787-800은 기존의 대형 항공기보다 기내 환경이 훨씬 쾌적하다. 기내 습도가 15%로 덜 건조하고, 기내압도 낮아 피로감이 덜하다. 또 아에로멕시코가 운항한다는 것 역시 그 자체로 장점이다. 멕시코 45개 도시에 취항하고, 페루·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로 가는 항공편 대부분이 멕시코시티에서 2시간만 기다리면 연결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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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