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는 전 세계에서 16명만 앓고 있는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 진단을 받은 뒤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찰리의 부모는 '찰리의 싸움(charlie's filght)' 홈페이지에서 미국에서 실험적인 치료를 받겠다는 사연을 올리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무려 130만 파운드(약 19억원)를 모금했다. 8만3000여 명이 기부에 동참했다. 하지만 영국 병원은 뇌 손상으로 회복 불가능하다며 호흡기를 떼자고 했다. 부모가 거부하자 병원은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심 법원 역시 연명치료는 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며 병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영국인 수백 명이 버킹엄궁 밖에 모여 '찰리 가드를 살려라'며 시위에 나서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교황청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찰리의 부모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찰리의 마지막 순간까지 옆에서 보살피고 싶어하는 부모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의 메시지가 나온 다음 날인 3일 트위터에서 "영국에 있는 우리 친구들과 교황에 힘입어 우리가 조그마한 찰리 가드를 도울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어떤 식으로 찰리를 도우려는 것일까.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헬렌 아기레 페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가슴이 찢어지는 상황"에 있는 가족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관료가 영국 정부와 접촉해 찰리의 부모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페레는 "대통령은 도움이 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찰리의 가족과 직접 통화한 건 아니며 "어떤 식으로든 그들(찰리 가족)에게 압력을 주는 건"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페레 대변인은 또한 "법적 문제"를 이유로 치료를 제공할 미국 병원과 의사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희귀병 아기 찰리 가드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는 연명중단 판결
교황과 트럼프는 연명 원하는 부모 손 들어줘
WP는 아서 카플란 교수(뉴욕대 란곤 메디컬 센터, 생명윤리)의 말을 인용해 찰리가 미국의 병원에 있었더라면, 그의 부모는 아이의 생명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더 잘 수용하는 의사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플란 교수는 "우리(미국인)가 사람의 생명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데에는 강렬한 종교적 요소가 있다"면서 "문화의 일부이며 우리는 기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