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한 심천우와 강정임, 2013년부터 3년간 골프장 캐디하며 만나
경찰 "완전 범죄 꿈꾸며 처음부터 살해 목적 갖고 있었던 듯"
검거된 심모(29)씨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이후 이들은 여러 차례 창원지역의 골프연습장들을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24일 오후 8시30분쯤 창원의 한 골프장에서 A씨를 납치하기 이틀 전에도 범행 현장을 답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처음에는 돈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남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여의치 않아 여성으로 바꾸었다는 게 경찰에 붙잡힌 심씨의 진술이다.
경찰은 심씨 일당이 처음부터 골퍼를 납치한 뒤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범행 대상을 살해할 의도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형 심씨가 평소 주변 지인에게 범행을 암시하는 얘기를 해왔고, 범행 현장을 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서다.
이들은 피해자 A씨를 살해한 뒤 410여만원(경찰 480만원에서 410만원으로 수정 발표)을 현금인출기에서 빼냈고, 경남 고성에서 진주와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로 이동할 때 범행차량의 번호판을 2번이나 위조된 것이나 훔친 것으로 바꿔달기도 했다. 광주 남구의 2곳의 은행에서 피해자 A씨의 신용카드 등으로 현금을 인출할 때에는 붙잡힌 심씨가 여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이 은행 주변 등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같은 차량의 번호판이 바뀌는 것을 수상히 여겨 수사한 끝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씨 일당은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진주 진양호 진수대교 인근에 시신을 유기했다. A씨 사인은 부검 결과 경부압박질식사로 드러났다.
한편 붙잡힌 심씨는 29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28일 도주한 심천우·강정임을 공개수배한 경찰은 함안·진주·창원 등의 빈집과 모텔 등을 수색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공개후배 후 29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제보 8건이 접수됐으나 결정적 단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