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20분경. 문재인 대통령은 첫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 ‘공군1호기’가 이륙한 직후 기자단이 있는 좌석으로 와 선 채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 옆에 있던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은 즉각 “비행 규정상 앉아 있어야 한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난기류에 논란 기자들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표정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표정은 태연했다. 오히려 얼굴에 웃음기를 띨 정도였다. 그리고는 간담회 중단을 요청하는 참모진들에게 “제가 하나만 더 부탁하겠다”며 간담회를 더 이끌어나갔다.
그는 “한ㆍ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우리 외교팀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면 절반 정도는 언론에 달려있다”며 “새 정부의 첫 해외순방이며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도와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전사 출신이다. 군용 수송기에서 고공낙하 훈련을 여러차례 받은 탓에 이날 난기류에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흔들리는 기내에서 서서 20여분간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휴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휴가를 언제 갈 거란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며 “저는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취임 12일만인 지난달 22일 하루짜리 연차휴가를 썼다. 대선 당시에도 ‘일자리 나누기’ 차원의 일자리 대책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제 쉬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대통령의 연가 일수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6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의 경우 1년에 21일의 연가를 갈 수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거친 문 대통령은 공무원 재직 기간이 6년이 넘기 때문에 21일의 연가를 쓸 수 있다. 반면 지난해 정무직 공무원의 1년 휴가는 4.1일에 불과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