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교수가 “사드는 한국과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임 교수는 “중국은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 전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유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사드 배치가 중국의 핵심 안보 이해관계를 위협한다면 미국과 중국이 어떤 타협이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CSIS 포럼 이모저모
임 교수 “사드는 미국과 중국 문제”지적에
햄리 소장 "중국 선전에 설득 당해" 응수
임 교수는 “현재 사드 레이더가 중국 본토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향후 미국에서 더 발전된 장비를 배치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미 서로를 향한 ‘고언’도 나왔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과 관련, “미국은 물론 6자회담 참가국들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남북관계 발전 전략은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오히려 북한 비핵화를 저해할 수도 있다”며 “특히 한·미 간에는 긴밀한, 이음새 없는 일상적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오찬 연설은 강 장관 취임 후 가진 첫 정책연설인 만큼 국내외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강 장관은 최근 일부 언론과 학계에서 제기하는 ‘한·미 간 대북정책 의견 차’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 듯 ^개성공단 재개 ^북한 인권 문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견해를 상세하게 밝히며 한·미 엇박자 논란 해소에 공을 들였다.
강 장관은 부친이 6·25전쟁 당시 피란민이었다는 점을 소개하며 “당시 용기 있는 미국의 참전용사들이 우리를 위해 싸우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햄리 소장이 워싱턴의 한국 식당을 즐겨 찾고 관료들에게도 소개한 것으로 안다. 그의 음식 취향은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보면서 더욱 더 발전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설 초안은 강 장관의 보좌진이 작성했지만, 강 장관의 부친 이야기나 햄리 소장의 취향 등 소프트한 소재는 강 장관이 직접 챙겼다는 후문이다.
올 포럼은 일찌감치 참석자가 마감됐다. 나가미네 대사, 라이터러 대사, 페트르 안도노부 주한 불가리아대사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해 포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라이터러 대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적절한 시기에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는 데 이번 포럼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 기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