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전체 수험생 안에서 자기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본격적인 대입 전략의 시작입니다. 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는 고3뿐 아니라 처음으로 재수생도 함께 보는 시험이죠. 이 때문에 대입 전략을 세울 때 좋은 기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6월 모평 성적을 받으면 일단 이 성적으로 정시모집에서 지원이 가능한 대학·학과를 먼저 찾아보라”고 입을 모읍니다.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까지 긴 시야를 갖고 전략을 짜라는 조언인 셈입니다.
희망 대학·학과 어떤 기준으로 정하죠?
일단 6월 모평 성적으로 지원 가능 대학·학과를 정하는 게 안전합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실제 수능에선 6월 모평보다 성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런 기대에 따라 6월 모의평가 성적보다 다소 높게 자기 목표를 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본 수능에선 6월 모의평가를 보지 않은 ‘반수생’도 몰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모평에서 재수생 이상 졸업생은 12.9%(6만7366명)였는데 본 수능에선 20% 이상으로 예측됩니다. 실제 지난해 수능에서 졸업생은 전체 응시생(55만2297명) 중 23.9%(13만2088명)에 달했습니다.
최승후 파주 문산고 교사는 “재수생이 상대적으로 수능에 더 강하기 때문에 재학생들이 6월 모평과 비교해 본 수능에서 성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재학생은 6월 모평 성적이 최종 수능 성적이라고 생각하고 목표 대학·학과를 추려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대입학원들이 홈페이지에서 서비스하는 ‘정시 모의 지원’에 모평 성적을 입력하면 지원 가능한 대학·학과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시 목표를 먼저 세워둬야 수시모집에서 상향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안전판을 확보해두고 합격선이 한 단계 높은 대학을 수시모집에서 공략하는 것이죠. 4년제 대학의 수시 선발 인원(25만9673명) 중 86.3%(22만4166명)를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뽑습니다. 이 때문에 수시모집에선 학생부의 영향력이 높습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학생부 위주 전형은 내신이 가장 중요한 지원 기준이다. 각 대학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학과별 합격생 내신 평균을 참고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만약 내신 성적이 낮다면 수시 모집에선 논술·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 전형을 목표로 삼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요. 이 기간은 자신이 약한 영역의 수능 등급을 올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상당수 대학이 수시모집에서 전형별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조건 불합격입니다. 가령 지난해 서강대 논술 전형에 합격하려면 인문계는 수능 3개 영역 2등급을, 자연계는 2개 영역 2등급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서강대 논술 전형 응시자 중 이 기준을 충족한 학생은 35.1%에 불과했습니다. 열에 여섯은 수능 성적이 낮아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김 교사는 “수능 최저 기준이 있는 수시 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이번 여름방학에 수능 2~3개 영역에 집중해 등급을 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충고합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