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요타가 K팝 지원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17.06.2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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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왼쪽 사진) 같은 행사에서 국내 걸그룹 트와이스가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어크=심재우 특파원]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푸르덴셜센터. 평소엔 아이스하키 경기가 치러지는 곳이지만 23일부터 이틀간은 K팝 열기로 뜨거웠다. CJ E&M의 한류 페스티벌 ‘KCON(케이콘) 2017 NY’이 진행된 현장이다. 1만 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한류 팬들은 객석에서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일어나 춤을 췄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주변에서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들의 댄스배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이곳에서 인종과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았다. K팝 춤을 배워볼 수 있는 ‘댄스 워크숍’, 아이돌 스타처럼 보이는 스타일을 일러주는 ‘보이 뷰티 클래스’ 등의 사전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 매사추세츠주에서 왔다는 알리시아 리드(17) 양은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트와이스의 팬”이라며 “쯔위를 보기 위해 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미국 뉴저지서 열린 ‘케이콘 NY’
한류 아이돌 공연에 4만명 몰려
흥행 눈여겨보던 글로벌 기업들
스폰서 참여, 온라인 생중계도 늘어

이번 뉴욕 행사에는 여자친구·하이라이트·크나큰·SF9·자이언티·씨엔블루·NCT127·트와이스·업텐션 등이 무대에 올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진행된 KCON 2017 NY 야외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댄스배틀을 벌이고있다. [뉴어크=심재우 특파원]

이번 행사에는 이틀간 4만3000여 명이 다녀갔다. 2012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을 시작으로 6년째 북미·중남미·중동·유럽·아시아에서 KCON을 진행해온 만큼 확실하게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CJ E&M 관계자는 “K팝, K푸드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현지인에게 꾸준히 전파해 온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KCON을 찾은 전 세계 관객은 총 46만 명이다. 이 중 미국 관객이 30만9000명(64%)으로 가장 많았다.
 
KCON의 흥행을 눈여겨본 글로벌 기업들이 행사 스폰서로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변화다.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 코인스가 스폰서로 처음 참여했다. 아마존 코인스는 KCON 현장에서 E-스포츠 대회를 을 열고, 이를 온라인에 생중계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KCON을 찾는 대다수의 관객이 디지털과 게임에 능숙한 15~24세임을 감안해 게임 토너먼트를 연계해 열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통신회사 AT&T, 미국 보험회사 스테이트팜도 스폰서로 참여했다. 20세 전후반의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이만한 플랫폼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KCON을 찾은 관람객 가운데 15~24세 관객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도요타가 2014년부터 4년 연속 뉴욕 KCON 행사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KCON의 위상을 입증한다고 CJ E&M 측은 설명했다. KCON 초창기만 해도 농심과 아시아나 등 한국 기업들이 주로 스폰서였다. CJ E&M은 8월 18일부터 사흘간 미국 LA에서 KCON을 개최한다.
 
뉴어크=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